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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향의 제506회 정기연주회 공연 모습.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
대구시립교향악단은 오는 18일 오후 7시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리는 '제509회 정기연주회'에서 말러의 '교향곡 5번'을 들려준다.
특히 '2024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의 일환인 이날 공연에선 대규모 편성의 오케스트라가 선사하는 웅장하고 화려한 색채감으로 70분간 관현악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백진현 대구시향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의 지휘와 해석으로 만난다.
교향곡 5번은 말러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방황하는 젊은이'의 모습은 사라진 대신 한층 성숙한 자아가 단단히 압축되고 절제된 정서를 표현하고 있다. 초기 교향곡들과 달리 성악을 배제한 순수 기악으로 관현악법의 획기적인 발전을 보여준다. 말러는 이 작품을 "거칠고 열정적이며, 엄숙하고 비극적인 인간의 모든 감정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단지 음악일 뿐"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총 5악장 구성이며, 3악장을 기준으로 어두웠던 전반부와 환희와 빛으로 가득한 후반부가 뚜렷하게 대비된다. 곡은 장송을 알리는 트럼펫의 팡파르로 시작된다. 장송행진곡인 제1악장과 태풍처럼 격렬하게 연주하라는 제2악장은 음악적 소재와 요소가 매우 유사해 하나로 묶어 해석되기도 한다. 말러는 건강 악화로 죽을 고비를 넘겼던 때의 불안과 공포를 이 작품 도입부에 담았다.
작품의 중심축이자 호른 독주부가 인상적인 3악장 다음으로는 '알마에게 쓴 말러의 사랑 편지'라고도 불리는 4악장이 이어진다. 투명한 선율이 무척 아름답고, 영화와 광고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되어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말러는 알마 쉰들러의 마음을 얻기 위해 이 곡의 4악장이 된 '아다지에토'를 작곡한 다음 그 악보를 보내 구혼했고, 결혼에 성공한다. 마지막 악장에선 해학적이면서 역동적인 분위기 속에 환희의 순간을 맞으며 마친다.
작품은 1904년 독일 쾰른에서 말러의 지휘로 초연됐고, 이후에도 말러는 관현악법의 부족한 점이 발견될 때마다 계속 개정했다. 이번 무대에선 1910년 판으로 연주한다.
백진현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는 "말러의 교향곡은 지휘자와 연주자, 관객 모두에게 도전적인 레퍼토리임이 분명하다. 특히 관객들은 갖가지 악기가 내는 낯선 소리와 긴 연주 시간 등으로 어렵게 느낄 수 있으나, 5번은 그의 교향곡 중 가장 대중적인 곡이다. 인간이면 누구나 경험하는 삶과 죽음, 슬픔과 기쁨, 고통과 환희, 사랑과 절망 등 보편적인 감정을 음악으로 풀어내 말러의 교향곡에 입문해 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석 3만원, S석 1만 6천원, H석 1만원. (053)430-7765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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