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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막내 '캐스퍼'가 더 넓어지고 날렵해졌다. 전동화를 통해서다. 이름에 '일렉트릭'을 추가하면서 덩치를 키웠지만 여전히 작고 매력이 넘친다. 도심 출·퇴근용으로 제격인 '캐스퍼 일렉트릭'을 타고 일주일간 대구를 누벼봤다.
캐스퍼 일렉트릭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이다. 최상위 트림 가격이 약 3천150만원으로, 세제 혜택을 받으면 2천990만원까지 낮아진다. 여기에 전기차 보조금을 지원받으면 대구시 기준 2천2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경북은 1천900만원 선으로 가능하다.
또 하나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공간이 넓어졌다는 것. 뒷자리에 키 180㎝ 성인 남성이 앉아도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다. 실내 공간을 결정짓는 축간거리(휠베이스)가 기존 모델에 비해 180㎜나 길어졌기 때문이다. 전장과 전폭을 각각 230㎜, 15㎜ 키우고 적재 용량도 280ℓ까지 늘렸다.
몸집이 커진 만큼 경차 혜택은 못받아도 전기차 혜택은 누릴수 있다. 현재 전기차는 취득세 140만원을 감면 받는다. 통행료 할인, 공영주차장 50%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은 덤이다. 전기차 전용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좁은 주차공간에 쏙쏙 들어가는 편리함도 여전하다.
주행감은 가솔린 모델보다 한층 부드러워졌다. 요철이 많은 구간을 지나도 안정적이었다. 서스펜션에 그만큼 공을 들인 것처럼 느껴졌다.
주행 중 단점을 굳이 꼽자면 소음이다. 현대차는 타이어와 서스펜션 진동에 따라 실내로 들어오는 소음을 줄였다고 하지만 고속 주행 시 올라오는 풍절음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현대차 중 최초로 페달 오조작 안전보조(PMSA) 기술이 적용된 것도 돋보인다. 전후방 1m 이내 장애물이 있는 경우, 정차 또는 저속 주행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빠르고 깊숙하게 밟아도 운전자 의지와 상관없는 페달 오조작으로 판단, 구동력과 제동력을 제어하는 충돌 방지 기술이다.
대구 시내를 115㎞를 주행하는 동안 전비는 9.2㎞/㎾h를 기록했다. 캐스퍼 일렉트릭 공식 전비는 5.6㎞/㎾h다. 49㎾h 리튬이온 배터리가 적용돼 캐스퍼 일렉트릭의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315㎞에 달한다. 경쟁 모델로 꼽히는 기아 레이 EV보다 100㎞ 이상 더 갈 수 있다.
또한 현대차의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이 적용됐다. BMS는 사전 진단 기술로 이상 징후를 미리 감지해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주차·충전·주행 등 모든 상황에서 실시간 배터리 셀의 전압과 온도 변화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이다. 전기차 화재에 대한 우려를 어느정도 불식시킬 수 있어 보인다.
글·사진=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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