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감 풍년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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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1-04  |  수정 2024-11-03 14:58  |  발행일 2024-11-04 제23면

올해는 감이 풍년이다. 감 재배 농가들은 금년의 감 생산이 지난해의 두 배가 넘는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요즘 상주시를 다니다 보면 주황색으로 익은 감을 주렁주렁 매달은 감나무가 눈에 많이 띈다. 상주시의 감은 주로 곶감을 만들기 위해 재배하는 떫은 감이기 때문에 완전히 익기 전, 10월 말까지는 모두 수확을 해야 한다. 지금쯤은 상품성이 없는 과일 외에는 모두 따서 팔았어야 한다. 아직 나무에 감이 많이 달려 있는 것은 감이 과잉생산됐으며 이에 따라 가격이 폭락, 수확해서 내다 팔아도 인건비를 건지기 힘들다는 의미다.
겪어 본 바 없는 뜨거운 여름을 지낸 올해 감의 풍년은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이다. 전문가들은 포도를 비롯한 과일이 굵지 않고 벼의 낱알도 예년에 비해 알차지 않은 원인을 '여름철 야간의 높은 온도로 인한 호흡량 증가'로 풀이하고 있다. 낮에 광합성으로 만든 탄수화물 중 야간에 호흡으로 소비되는 양이 많아 열매가 제대로 굵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감나무는 동아시아 온대의 특산종이다. 우리나라와 중국·일본 등지에서 널리 재배한다. 한반도에서는 경기 이남, 북위 38。 남쪽에서 재배한다. 따뜻한 곳에서 잘 자라는 것이다. 이에 근거해 지난 여름의 폭염이 감나무에게는 오히려 더 좋은 생육환경이 되었다는 견해도 있다. 생육환경이 좋아 병충해를 덜 입고 낙과 현상도 덜 일어나 풍년이 들었다는 설이다. 반면 그것은 성급한 해석이며 감나무 특징 중의 하나인 해거리 일뿐이라는 신중론도 있다. 아무튼 감의 풍년으로 올해 곶감은 더 맛있게 만들어질 것 같다. 곶감 덕장마다 달려 있는 감의 주황색이 유난히 선명하다.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나무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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