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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독자위원회 3차 회의가 지난 4일 영남일보 6층 편집국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 위원들은 영남일보 지면에 대한 비판·격려와 함께 기사 방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안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
영남일보 13기 독자위원회 3차 회의가 지난 4일 영남일보 6층 편집국 회의실에서 열렸다. 회의에는 강형옥 대구시의사회 기획이사, 김요한 지역과인재 대표, 김진원 변호사, 박정곤 대구행복한미래재단 상임이사, 이동건 동남KTC 대표, 이원호 상화기념관·이장가문화관 관장, 이재훈 에코프로 파트너스 대표(가나다 순)가 참석했다. 위원장인 이재훈 대표가 진행한 이날 회의에서 위원들은 영남일보 지면에 대한 비판·격려와 함께 기사 방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안했다. 박은경 한국애드 대표, 박정숙 행복북구문화재단 대표는 서면으로 의견을 보냈다.
중3 유치전·경로당 인터넷 중단 등
현장 밀착 기사 균형감 있게 잘 보도
행정통합은 맥락 드러나는 뉴스 기대
희망인재프로젝트 제주 확산 반가워
사회 선한 영향력 앞으로도 계속되길
△박정곤=지난달 29일 1면에 '지역 고교 '중3 유치전' 본격화 학령인구 감소에 경쟁 치열'이란 기사가 실렸다. 일반계 고교에서 학교 입학 설명회를 한다는 얘기다. 학교 간 차이가 없는 일반계 고교에서 왜 학교 설명회를 하게 됐느냐가 문제다. 교육계에선 중요한 이슈인데, 영남일보가 특히 잘 짚어줬다. 현장을 세밀히 관찰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 독도의 날 주간을 맞아 9월27일부터 약 한 달간 독도 관련 기사를 13건 정도 실었다. 다양한 코너에서 다뤄 인상 깊었다. 다만 독도명예주민증을 모바일로도 발급할 수 있게 됐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여러 언론에서 다뤘는데, 그 내용은 없어 아쉬웠다.
△김요한=영남일보를 보면 간간이 기분이 좋아지는 뉴스가 있다. 최근 '희망인재 프로젝트' 뉴스가 그랬다. 얼마 전 제주 지역에서도 이 프로젝트를 벤치마킹한다는 소식을 보고 반가웠다. 희망인재 프로젝트와 같은 프로그램들을 더 운영해나가면 어떨까 생각도 했다. 영남일보가 단순한 언론 보도의 기본적인 역할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에 실제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또 최근 대구경북 통합 이슈가 큰 화두다. 그런 가운데 대구경북 언론의 보도를 보면 해당 이슈를 조금 지루하게 다룬다는 느낌이 있다. 단발성으로 하나씩 다루기보다는 그간 통합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요약해주는 콘텐츠도 필요할 듯하다.
△김진원=대구경북 통합 진행 상황을 보면 대구시와 경북도, 기초자치단체 모두 바라는 포인트가 다른 듯하다. 이에 대해선 정책 입안자들도 고민을 해야 하지만 언론에서도 대구시의 입장에선 뭐가 좋은지, 경북도에선 어떨지, 기초자치단체에선 어떤 부분이 도움이 될지 짚어주는 기획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최근 김천의 김밥축제, 구미의 라면축제가 대박났다. 11월4일자 사설 '김천김밥축제와 구미라면축제, 역발상의 성공 사례다'에서도 이를 다뤘다. 지역 축제에 발길을 모으기 위해선 이런 사례들을 지속적으로 부각하는 게 필요할 듯하다.
△강형옥=저출산 시대에 '삼둥이' 탄생 소식이 있었다. 10월25일자 '저출산 시대 희망의 신호탄,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삼둥이 잇달아 출생'에 따르면, 올해 첫 세 쌍둥이가 지난 3월에 탄생했다. 9월과 10월에도 각각 두 명의 산모가 세 쌍둥이를 품에 안았다고 한다. 다태아 임신은 조산이나 임신성 고혈압 등의 위험이 크기에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해당 기사는 계명대 동산병원이 주산기 산모와 신생아에게 전문적인 통합 진료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내용도 전했다. 지역민들에게 출산 문화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면서도 지역 의료의 우수성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이동건=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다. 그렇다 보니 다들 경제 이슈에 주목한다. 이를 자주 다루는 게 언론 입장에서 효과적일 거라는 생각을 했다. 특히 요즘 젊은 세대는 주식과 채권, 가상화폐 등에 관심이 많다. 경제 뉴스가 많이 보도된다면 젊은 층을 타깃으로 독자를 확대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또 향토 기업들과 많은 접촉이 있었으면 한다. 기업인들을 만나면 지역의 기업들이 얼마나 오래갈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특히 소상공인들은 IMF때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다. 지역의 언론과 기업이 함께 발전 방향을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한다.
△이재훈=향토 기업 소비가 중요한 시점이다. 언론에서 어젠다를 잡는 게 중요하다. 달구벌대로를 쭉 달리다 보면 눈에 띄는 건물이 iM뱅크 건물 정도다. 높은 기업 빌딩이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큰 기업이 없다. 서울의 테헤란 밸리처럼 동대구 벤처밸리를 활성화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최근 영남일보의 기획 시리즈 '동대구벤처밸리에 쏠린 눈' 같은 보도는 좋은 시도다. 또 영남일보의 가장 좋은 섹션 중 하나는 부동산 파트라 생각한다. 대구 부동산 시장을 객관적으로 잘 분석하고 지속해 업데이트하고 있다. 이렇게 지역민들의 피부에 닿는 이슈들에 대한 심층 분석이 계속 이어졌으면 한다.
△이원호=대구 동구청이 경로당 무선 인터넷 사업을 중단한다고 한다. 이에 대한 비판 기사가 10월16일자 10면에 실렸다. 최근 지역언론에 지자체에 대한 비판 기사가 뜸했다. 언론이 당연히 해야 하는 역할이지만 해당 기사는 신선했다. 배경 설명과 인터뷰를 통해 구청장의 입장을 추측해볼 수 있었던 균형 있고 건전한 기사였다. 10월15일자엔 부동산과 주식을 팔아 주택 매입 자금을 마련하는 사람이 증가했다는 내용의 기사가 실렸다. 대구의 경우 미분양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문제다. 지역 현안과 관련된 기사는 자료를 한번 더 손봐서 지역 맞춤 뉴스로 가공하면 어떨까.
△박은경=언젠가부터 종이신문은 뒷면부터 읽는다. 1면에 전날 온라인에 올라온 기사가 실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남일보를 읽을 땐 일부러 그렇게 읽지 않아도 됐다. 1면의 기사가 다른 신문과 달랐다. 대부분이 지역 뉴스였다. 영남일보 1면엔 올해 10월 한 달간 70건의 기사가 실렸고, 그중 전국 뉴스는 14건에 불과했다. 지역신문은 지역사회의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영남일보는 잘하고 있다. 물론 아직 할 일은 많다. 영남일보의 기사를 누가, 어디에서, 어떻게 소비하는지 살펴야 한다. 이를 통해 지역민들과 더욱 밀접하게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찾아야 한다.
△박정숙=최근 문화계 가장 큰 이슈였던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관련해 다양한 시각에서 보도해 인상 깊었다. 10월17일자 영남타워에선 '월드컵 4강 신화와 한강 신화'로 스포츠와 문학을 연결한 칼럼을 다뤘다. 10월18일자 주말 매거진 위클리포유에서도 '대구문학로드'를 다뤄 노벨상 수상에 대한 관심을 독서로 연결하는 실천 방법을 제시했다. 다만 한강 작가가 한국인 노벨상 수상자 중 두 번째인지, 세 번째인지 일관된 보도가 필요할 듯하다. 또 비슷한 시기 톨스토이 문학상을 수상한 한국계 미국 작가 김주혜에 대한 보도가 상대적으로 소외된 것이 아쉽다.
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

조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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