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껴안기는 피해야"

  • 입력 2006-07-25   |  발행일 2006-07-25 제26면   |  수정 2006-07-25
도마 오른 국제사회 지도자 스킨십
부시 '텍사스식 마사지' 등 논란…'친밀감' '저의 있어' 견해 맞서
부시 미 대통령이 지난 주 G8 정상회의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총리의 어깨를 주무르고 있는 장면이 독일 ZDF TV에 방영됐다(왼쪽).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크렘린에서 접견한 한 소년의 배에다 키스를 하고 있다. (IHT 전재)
부시 미 대통령이 지난 주 G8 정상회의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총리의 어깨를 주무르고 있는 장면이 독일 ZDF TV에 방영됐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상트 페테르부르크 G8 정상회의장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어깨를 두 손으로 눌러준 것을 계기로 국제사회 지도자들의 신체 접촉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메르켈 총리 어깨 주무르기와 크렘린 경내에서 관광하던 다섯살 어린이 배에 키스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의 사례를 들어 정치인들의 신체접촉의 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고 미국 일간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24일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 주 G8 정상회의에서 부시 대통령이 갑자기 메르켈 총리 좌석 뒤편으로 걸어가 그녀의 어깨를 주물렀고 이에 놀란 메르켈 총리가 얼굴을 찌푸린 이 돌발사건을 두고 현지 언론들은 물론, 블로거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고 소개했다.

독일 언론인 빌트 자이퉁은 이를 '애정 공격(a love attack)'이라고 표현했으며,미국 내에서도 보수주의자들은 친밀감을 전하려는 의도로 보는 반면 자유주의자들은 음흉한 의도로 비칠 수 있다며 견해가 맞서고 있다는 것.

사실 부시 대통령의 예상치 못한 메르켈 총리 어깨 지압은 무례로 비칠 수 있는 외교적인 실책으로 보이지만, 정치인들의 과도한 친밀감 교환이 증가 추세인 점을 감안해 볼때 관대하게 볼 수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푸틴 대통령이 최근 크렘린에서 접견한 다섯살 남자 아이의 셔츠를 들어올리고 그의 배에 키스한 사례를 소개하고, 이와 관련해 "그 아이를 껴안아 주고 싶었으며, 키스는 애정의 표시였다"는 푸틴 대통령의 해명도 게재했다.

신문은 또 지난 4월 방미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주석이 첫 방문지로 시애틀의 보잉사 본사를 견학한 자리에서 모자를 선물한 폴 데니에르라는 이름의 남성 현장 감독을 두 팔로 껴안은 사례와 빌 리처드슨 뉴 멕시코 주지사가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던 사례를 전했다.

신문은 정치인들의 신체접촉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며 의도가 개입돼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실었다. 미 공화당의 정치 컨설턴트인 프랭크 룬츠는 그의 고객들에게 "정치인들의 신체접촉은 애정과 친밀함, 팀워크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장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껴안기'는 피해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자칫 논란이 야기될 것을 우려한 탓이다.

'바디 랭귀지'라는 책의 저자이자, 정치인 및 기업인의 대(對)언론 조언자인 앨런 피즈는 미국이 낯선 사람들간에 신체접촉을 꺼리는 영국 등의 북 유럽 전통을 띠고 있지만, 이와는 달리 지중해 문화는 전통적으로 포옹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고 소개하면서 "그런 탓에 부시 대통령의 메르켈 총리 어깨 지압은 독일에서 환영받을 수 없었고 그곳이 이탈리아였다면 그렇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크렘린에서 접견한 한 소년의 배에다 키스를 하고 있다. (IHT 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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