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 빠진 野人열전 .7] 불펜포수 전진형·배팅볼 투수 원종선씨

  • 임훈 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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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7-27   |  발행일 2012-07-27 제18면   |  수정 2012-07-27
“삼성의 값진 승리 뒤에는 우리의 숨겨진 땀이 있죠”
[야구에 빠진 野人열전 .7] 불펜포수 전진형·배팅볼 투수 원종선씨
26일 대구구장에서 배팅볼 투수 원종선(오른쪽)과 불펜포수 전진형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팀 승리가 우리의 보람이죠.”

야구경기 시작 전 누구보다 바쁜 사람이 있다. 바로 배팅볼 투수와 불펜 포수다. 이들은 정식 선수는 아니지만 선수들의 훈련에 있어 필수적인 존재로 타자와 투수들이 최상의 환경에서 자신의 기량을 점검하도록 돕는다. 삼성 라이온즈 배팅볼 투수 원종선씨(32)와 불펜 포수 전진형씨(22) 역시 선수들만큼 화려한 조명을 받지는 못하지만 푸른 사자들의 경기력을 높이기 위해 매경기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중학교(원주중) 2학년 때부터 야구를 시작한 원씨는 대학졸업 후 프로진출에 실패했지만, 성실성을 인정받아 2002년 현대 유니콘스에 배팅볼 투수로 입사했다. 이후 2005년 삼성에 입사한 뒤부터 사자의 승리를 위해 공을 던지고 있다. 원씨는 “선수 출신으로 내 이름이 포함된 함성을 듣지 못하는 아쉬움은 있다. 처음에는 창피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선수들이 홈런을 칠 때마다 기쁘기만 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2010년 대구고 졸업 후 삼성에 입사한 전진형씨는 박태호 전 대구고 감독의 권유로 삼성과 인연을 맺었다. 고교 때부터 포수로 활약한 전씨는 “처음에는 긴장됐지만 지난해 우승 이후 한층 자신감이 붙었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에 삼성 투수들이 부진했을 때는 모두 자신의 탓인 것만 같았다며 넋두리를 늘어놓기도 했다. 배팅볼 투수와 불펜포수 역시 선수 못지않은 체력과 실력을 갖춰야 한다.

매일 1천개 안팎의 피칭을 해야하고, 500~600개의 공을 받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타자 분석업무도 겸하는 원씨는 배팅볼 투수 역시 높은 집중력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원씨는 “타자들이 가장 편안히 배팅할 수 있도록 최소 10개의 투구 중 8~9개는 스트라이크로 던져야 한다. 던질 때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볼이 많아져 선수들이 편안히 방망이를 휘두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훈련 전후로 내야 정리는 물론 각종 훈련용구까지 챙겨야 하는 이들에게 야구장은 쉴 틈 없이 바쁜 곳이다.

시즌은 물론 비시즌에도 훈련은 계속되기 때문에 이들은 개인사를 제치는 것도 다반사다. 결혼 1년차인 원씨는 “신혼이지만 집에 잘 못들어가 아내에게 항상 미안하다”고 했고, 전씨는 “배구선수인 여자친구가 있지만 각자 일정이 바빠 잘 만나지 못해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삼성라이온즈의 우승이 가장 큰 기쁨이라는 이들은 “아직 부족한 것이 많지만 선수들의 훈련을 돕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의 보람이자 사명”이라며 자신의 역할에 충실할 것을 약속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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