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오목가슴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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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8-19 07:49  |  수정 2014-08-19 07:49  |  발행일 2014-08-19 제21면
사회생활에 지장…일부는 심장·폐 압박도
■ 계명대 동산병원 흉부외과 금동윤 교수
대부분이 흉골 아래쪽 함몰
호흡곤란·빈맥 호소하기도
유치원·학교 입학전 수술을
흉터 최소화 너스 수술 인기
[전문의에게 듣는다] 오목가슴
[전문의에게 듣는다] 오목가슴
앞가슴의 흉골과 늑연골(갈비물렁뼈)이 함몰된 오목가슴은 별도의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15% 정도는 호흡곤란, 빈맥(가슴두근거림), 앞가슴 통증, 피로감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위쪽). 오목가슴 수술시기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입학 전에 시행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3세 이후가 되어야 갈비뼈-연골-흉골의 위치를 유지하기 쉽고, 수술 후 통증 및 치료관리에도 수월하다.


태어날 때부터 앞가슴이 오목하게 들어갔던 박민규군(6·가명). 단순히 외형적 문제라고 생각해 민규군의 부모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감기가 잘 낫지 않고, 가슴이 답답하다며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늘면서 병원을 찾았다. 정밀검사 결과 오목가슴으로 진단됐다.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CT를 찍은 결과 심장과 폐가 눌려 있었던 것. 민규군의 부모는 “우리 아이가 이렇게 고통이 심한지 정말 몰랐다. 친구들과의 교류가 많아지면 심리적 압박도 클 것”이라며 “가능한 빨리 수술해 아이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찾아주겠다”고 말했다.

최근 민규군처럼 오목가슴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그렇다면 오목가슴은 어떤 것이며, 어떤 질환을 동반하게 되는 것일까.

오목가슴(함몰흉)이란 앞가슴의 흉골과 늑연골(갈비물렁뼈)이 함몰되는 가슴의 선천 기형으로, 흉골 아래에 있는 인대조직의 발달 이상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태아가 엄마의 자궁 안에서 자세가 불량한 상태로, 무릎이나 팔의 이상 위치에 의해 흉골이 압박되어 발생한다는 가설도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 흉부외과 금동윤 교수는 “오목가슴은 가슴 기형 중 비교적 흔하며, 유전인자는 규명되지 않았으나 형이 있으면 동생도 이 병을 가지는 경우가 많은 가족력이 있는 질환”이라며 “오목가슴의 모양에는 가슴의 가운데를 중심으로 오목해지는 대칭형과 한쪽으로 치우친 비대칭형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목가슴은 출생 직후부터 관찰되나 나이가 들고, 신체 성장을 하면서 그 정도 또한 점차 심해진다. 가슴의 함몰 기형이 심해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약 15%의 환자에서는 호흡곤란, 빈맥(가슴 두근거림), 앞가슴 통증, 피로감 등을 호소한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가슴 기형에 대한 부끄럼 때문에 공공장소에서 옷을 잘 벗지 않으려 하고 남과 어울리는 것을 꺼리는 등 정신적인 문제로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오목가슴은 환자 가슴을 살펴보는 것으로 충분히 진단할 수 있다. 대개 가슴 한가운데 있는 흉골의 아래쪽 부위가 많이 함몰되어 있으며, 등뼈가 앞으로 굽고 자세가 좋지 않아 배가 돌출된 모양을 한다. 단순 가슴 측면 사진으로 가슴의 함몰 정도를 파악하는데, 함몰 정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심장 압박이나 폐의 이상 유무를 알아보기 위해 전산화 단층촬영을 시행한다.

수술을 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미용적 문제이다. 또한 학교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의 정신적인 문제도 수술의 이유다. 일부 환자는 심장이나 폐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여 수술하기도 하지만 그 경우는 많지 않다.

금 교수는 “수술은 환자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들어가 다른 아이들과 접촉하기 전에 시행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통상 3세 이후가 되어야 가슴벽의 고정상태가 좋으며 갈비뼈-연골-흉골의 위치를 유지하기 쉽고 수술 후 통증 및 치료관리에도 수월하여 이 나이 이후에 수술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의 수술방법은 변형된 늑연골을 제거하고 흉골을 부분 절단한 뒤 함몰된 부위 밑으로 금속막대를 넣어 고정하여 들어 올리는 방법(라비치 수술식)이나 함몰된 흉골, 늑연골과 그 주위의 근육을 모두 절단하여 앞뒷면을 뒤집는 방법(와다 수술식)이 많이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대개 이런 수술을 받는 사람들은 미용적 문제로 수술을 받으면서도 수술 후 흉터가 크게 남고 창상 감염 등의 합병증 발병률도 높아 그 효과가 크지 않았다.

최근에는 양측 옆가슴 부위에 1.5~2㎝ 이하의 피부절개를 한 후, 함몰된 흉벽 모양에 맞게 미리 구부린 금속판(Nuss Bar)을 가슴 안으로 밀어넣은 후 함몰된 흉벽을 들어 올리는 방법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너스 수술식).

[전문의에게 듣는다] 오목가슴

이 방법은 앞가슴에 흉터를 남기지 않으며, 효과적으로 함몰된 가슴을 들어 올릴 수 있다. 삽입된 금속판이 환자의 움직임에 따라 이탈하지 않도록 양 끝에 지지대를 부착하고 있으며, 이 금속판은 대개 2년 정도 후에 제거한다. 환자의 나이가 20세 이상일 경우 함몰된 앞가슴이 보다 단단히 고정되어 있어 금속판을 두 개 삽입하기도 하고, 금속판 유지기간을 3년 이상으로 하기도 한다.

삽입된 금속판이 가슴을 앞으로 밀어주기 때문에 수술 후 2~3일 정도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데, 이후 통증이 차츰 줄어들며 금속판의 이탈, 창상감염, 출혈 등의 합병증이 없을 경우 4~5일 내 퇴원한다.

금 교수는 “동산병원에서는 수술 후 미용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너스 방식을 이용해 오목가슴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며 “이 방법은 앞가슴 절개를 하지 않고 양측 옆가슴의 최소 절개로 흉터를 최소화할 수 있다.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도 낮아 환자와 가족의 만족도가 아주 높다”고 말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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