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에는 아직 두 경기가 남아있습니다”

  • 이창남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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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1-20   |  발행일 2014-11-20 제22면   |  수정 2014-11-20
K리그 1부리그 승점 31 최하위 22일 전남에 비기거나 패하면
내년 챌린지리그 강등 불가피 박항서 감독 “끝까지 최선”
“상무에는 아직 두 경기가 남아있습니다”

“전력누수를 극복하고 기사회생하겠다.”

프로축구 상주상무 박항서 감독이 최근 내우외환의 고민에 빠졌다. 19일 현재 상주의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순위는 승점 31(6승13무17패)로 최하위인 12위에 랭크됐다. 만약 22일 전남드래곤즈와의 원정전에서 패하거나 비기기만 해도 강등 1순위가 된다.

여기에 상주시가 구단에 지원해주는 보조금 인상 계획도 자칫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시의원들이 강등된 구단에 혈세를 지원해주는 것에 부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시는 올해 5억원에서 내년에는 11억원 증액한 16억원을 구단 측에 지원하는 계획안을 조만간 의회에 안건으로 상정한다. 당장 2부리그로 내려앉는다 해도 시가 연고지 계약해지를 하진 않겠지만 박 감독이 느끼는 위기감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나흘 전부터 국군체육부대에서 선수들과 합숙 훈련 중인 박 감독은 “아직 2경기가 남았다. 0.1%의 가능성이라도 잡아 1부 리그에 잔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절박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박 감독은 자신의 처지를 이순신 장군에 비유했다. 삼도수군통제사로 복귀한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12척의 조선 수군은 1597년 당시 전남 울돌목에서 130여대의 일본 함대를 격파, 정유재란을 승리로 이끌었다. 세계 해전사에서도 빛나는 대첩으로 평가되고 있다. 박 감독으로서도 명랑의 정신을 발휘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지난 10월 13명의 주력 선수가 전역해 팀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당초 목표한 클래식 리그 잔류가 쉽지 않게 됐다.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 등 모기업의 든든한 지원과 탄탄한 선수층을 갖춘 강팀과 애초부터 경쟁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박 감독은 의연했다. 그는 “명랑대첩에서 이순신 장군은 적군과 비교해 수적으로 매우 열세였다”면서 “끝까지 최후의 일인까지 남아 전사한다는 정신자세를 선수들에게 강조했다”고 말했다.

누가 봐도 결과가 뻔한 싸움. 승리의 희망을 찾아볼 수 없었던 전장터에서 이순신 장군이 끝까지 솔선수범하며 병사들과 함께 일본 수군을 몰아냈듯 박 감독 역시 선수들에게 일당백의 각오로 함께 뛰며 강등의 치욕만은 겪지 말자고 했다.

일단 상주로서는 22일 전남과의 일전이 중요하다. 11위 성남(승점 34)과는 승점이 3점차, 10위 경남(승점 36)과는 5점차로 벌어져 있다. 상주 입장에서는 리그 10위까지 주어지는 리그 자동 잔류 어드밴티지를 누리기는 어렵다. 다만 챌린지 플레이오프(PO) 승자와 승강 PO를 치르게 되는 리그 11위가 당장 목표다. 전남을 누르고 오는 29일 열리는 리그 최종라운드에서 경남에 이기거나 비긴 뒤 10~11위팀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박 감독은 “시즌 중·후반까지도 최하위로 떨어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군 팀이라는 특수성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코칭스태프까지 모두 부대에서 합숙하며 훈련하고 있다”며 “홈팬인 상주시민들이 자부심을 느끼고 자랑할 만한 구단으로 성장하는 과정 중에 있다. 유종의 미를 거둬 클래식 리그 잔류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창남기자 argus61@yeongnam.com

상주=이하수기자 songa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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