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에 소원을 말해봐] 엄마가 뺏은 호텔리어 꿈 엄마가 찾아줘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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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3-02   |  발행일 2015-03-02 제2면   |  수정 2015-03-02
아들 꿈 외면해왔던 임춘향씨 “늦었지만 마음의 짐 덜어 행복” 경주대, 입학 격려장학금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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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이순자 경주대 총장이 호텔경영학과에 입학한 안상현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안씨의 어머니 임춘향씨는 영남일보 ‘소원을 말해봐’ 코너에 ‘호텔리어가 되겠다는 아들의 꿈을 이뤄주고 싶다’는 사연을 보내왔으며, 경주대의 지원으로 안씨는 이날 입학식을 치렀다. <경주대 제공>


지난달 26일 경주 힐튼호텔에서 열린 경주대 입학식장. 임춘향씨(51)는 오랜 마음의 짐을 벗고 아들 안상현씨(25)의 입학식을 기쁜 마음으로 지켜봤다.

호텔리어가 되기 위해 특성화고에 들어가겠다는 아들을 사생결단으로 뜯어말리던 것이 벌써 7년전. 지난 세월은 아득하기만 했다.

부모의 성화에 아들은 꿈을 접었지만 부모의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고등학교에 들어갔으나 공부가 제대로 될 리 없었다. 성적은 시원찮았고 대학도 성적에 맞춰 대충 들어갔다. 그렇게 인생을 살면 되겠지 싶었지만, 마음속의 꿈과 열정은 쉽게 포기되지 않았다. 학과 공부는 재미없고 학교 생활도 시들했다. 닥치고 군대나 가자, 그렇게 입대를 했다.

군대에서 안씨가 일한 곳은 계룡대 무궁화회관. 그곳에서 안씨는 서빙을 맡았다. 꾹꾹 눌러놓았던 꿈과 열정은 그렇게 군대에서 다시 살아났다. 제대를 한 뒤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었다. 뜻대로 인생을 살아보고 싶었다. 하지만 시간은 너무 많이 흘렀고 어디서 무엇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지 몰랐다.

아들의 방황을 지켜보던 임씨는 영남일보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지난날에는 헛된 욕심으로 아들의 꿈을 꺾었지만, 자신이 꺾은 그 꿈을 이뤄주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전했다. 영남일보는 현장 중심의 실습 교육으로 이름난 경주대에 안씨의 사연을 전했다. 안씨는 입학처의 안내로 특별전형을 치러 호텔경영학과에 당당하게 입학을 했다. 사연을 전해 들은 경주대에서는 안씨를 격려하는 차원에서 장학금까지 지급했다.

“이제야 발을 뻗고 편하게 잘 수 있게 됐다”고 기뻐한 임씨는 “생애 가장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며 고마워했다.

틈틈이 소믈리에와 바리스타 동호회에 가입해 실력을 쌓고 있는 안씨는 “멀리 돌아왔지만 그만큼 열심히 공부해서 막연하기만 했던 꿈을 구체적으로 하나씩 이뤄나가겠다”고 야무진 포부를 밝혔다. 또 “훌륭한 호텔리어가 되어 제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을 주신 분들의 고마운 뜻을 사회에 돌려드리겠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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