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戰 민간인 학살’ 대구 간담회 충돌 우려

  • 이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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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4-09 07:37  |  수정 2015-04-09 07:37  |  발행일 2015-04-09 제8면
참전단체 반발 “행사 저지”

지난 7일 서울에서 베트남전 참전군인단체의 거센 반발로 파행을 겪은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피해자 참여 행사가 9일 대구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주최측과 참전군인단체와의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8일 이번 행사를 주최하는 평화박물관 등에 따르면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피해자 간담회 ‘사랑만이 남는 세상’ 행사가 9일 오후 경북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피해자 응우엔 떤 런씨(64), 응우옌티탄씨(55), 후인 응옥 번 호찌민시 전쟁증적박물관장 등이 참석해 당시 상황을 증언할 예정이다. 또 이용수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도 참석한다.

평화박물관 관계자는 “올해 베트남전 종전 40주년을 맞았지만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에 관해서는 사회적으로 제대로 논의조차 이뤄진 적이 없었다”며 “한국과 베트남이 상호 평화·협력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역사에 대한 올바른 성찰이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타국에 의해 피해를 입었다는 점에서 베트남전 민간인 피해자들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와 같은 입장에 처해 있다. 이들이 처음 한국을 찾은 것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첫 일본 방문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참전군인단체는 집회를 열고 행사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춘광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대구지부장은 “당시 민간인 학살을 가급적 피하라는 지침을 따랐고, 현지에서 민간인을 대상으로 봉사활동도 펼쳤다”며 “이번 행사는 당시 참전했던 군인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관을 허용한 경북대도 이와 관련해 사태를 지켜본 뒤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8일 오후 7시30분 베트남전 피해자의 증언을 듣는 자리가 마련된 부산시 민주공원 앞에서는 고엽제전우회 대구지부, 경남지부 등 참전군인단체가 모여 행사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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