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문시장은 문전성시…“夜시장 프로젝트로 이어갈 겁니다”

  • 이효설,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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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5-04 07:25  |  수정 2015-05-04 07:26  |  발행일 2015-05-04 제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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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대구시 중구 서문시장 동산상가, 4지구, 먹거리골목(사진 위쪽부터 차례로)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토요일인 지난 2일 오후 1시, 대구 서문시장은 말 그대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4지구 상가 앞 국수골목에선 사람에 떠밀려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몇몇 손님 사이에서 “와! (사람이) 식겁하게 많다”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찬거리를 사러 나온 중년 주부를 비롯해 가족 단위 방문객, 유모차를 끌고 나온 젊은 부부, 나홀로 여행객 등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이 시장을 가득 메웠다.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숍 10여곳에는 시장 구경을 나온 20~30대 남녀가 빼곡하게 자리를 채웠고, 서문시장 명물인 납작만두·찹쌀씨앗 호떡을 파는 노점 앞에서 연신 스마트폰 셔터를 누르는 대학생도 눈에 띄었다.


3호선 개통에 “좋은 물건 싸게”
8개 구역 5522 점포 종일 북적
매출 전주보다 20%이상 늘어

중기청 ‘글로벌 명품시장’선정
8월 전국 최대의 야시장 선봬
유커 4천명 방문계획 특수기대

서문시장이 넘쳐나는 손님으로 들끓고 있다.

요즘 여느 때보다 장사가 잘된다. 동산상가의 한 여성의류 점포 상인은 “최근 한 주 동안 매출이 전보다 20% 이상 늘었다.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상인도 있지만 손님이 늘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고 웃으며 말했다. 2일 서문시장 상인연합회에 따르면 평소 하루 평균 4만~5만명이 들렀지만, 3호선 개통 후 적어도 1만명 이상이 더 온다고 추산했다. 사람이 많이 찾아오니 그만큼 장사가 잘되는 것이다.

◆물건이 많고 싸고 좋다

서문시장에 손님들이 쏠리는 이유는 뭘까. 3호선 개통 효과도 있지만, 원래 이곳은 ‘없는 게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1지구, 2지구, 4지구, 5지구, 동산상가, 건해산물상가, 아진상가, 명품프라자 등 8개 구역 5천522개 점포가 들어선 서문시장에는 웬만한 품목이 모두 갖춰져 있다. 또 먹거리골목도 인기다. 특히 아진상가의 수선골목은 공중파 방송의 단골 소재로, 전국 수선 장인이 몰려있어 4계절 특수를 누리고 있다.

김영오 서문시장상가연합회장은 “옷은 아웃렛보다 싸고 품질도 좋다고 전국적으로 소문나 있으며, 5지구는 도매 기능이 잘 알려져 다른 지역서 많이 찾아온다”고 귀띔했다.

저렴한 가격도 사람을 끌어당기는 요인이다. 백화점서 판매하는 동일한 디자인의 상품을 이곳에서는 10~20% 싸게 파는 일이 보통이다. 이날 그릇 상가에서 만난 주부 이유진씨(38)는 “엊그제 백화점에서 본 그릇세트를 에누리해 2만원 싸게 샀다. 시장 오길 잘했다”고 좋아했다.

외국인들도 서문시장을 좋아한다. 이번 주를 시작으로 7일부터 3개월 동안 중국 하얼빈에서 관광객 4천명이 들를 예정이다.

◆글로벌 명품시장 도약

문제점도 있다.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승용차 손님에게는 주차가 난관이다. 시내 인근에 위치해 차량 진입이 불편한 것은 물론 주차면수도 턱없이 부족하다. 상대적으로 이른 폐장시간도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이다. 이르면 오후 4~5시부터 일부 점포가 문을 닫고, 6시쯤에는 문을 연 곳이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젊은 고객이 시장을 찾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외국인 단체 관광객이 폐점시간 가까이에 들러 낭패를 보고 돌아가는 일도 종종 생긴다.

서문시장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고 또 한번 도약하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대표적인 것이 대구시와 함께 부산 국제시장과 같은 관광명소로 집중 육성하는 것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서문시장은 외국인이 찾고 싶은 관광명소로 육성하기 위해 중소기업청이 올해 처음으로 공모한 ‘글로벌 명품시장’에 선정돼 3년간 50억원(국비 25억원)을 지원받는다. 세부사업으로는 야시장 조성, 특화상품 브랜드 개발, 복합문화공간 조성 등이 있다.

서문시장은 야시장 프로젝트에 무엇보다 사활을 걸고 있다. 상대적으로 젊은 손님이 부족한 만큼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으로 야시장이 제격이라는 생각이다. 시장 중앙도로에 80~100개 점포를 조성해 오후 7시부터 자정까지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야시장으로 성공한 부산 깡통시장과 전주 남부시장의 점포수는 각각 30개, 35개인 만큼 서문시장 야시장이 개장하면 전국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빠르면 오는 8월쯤 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단순히 밤에 시장 문을 열겠다는 것이 아니다. 모집공고를 통해 탈북자와 다문화 가정 출신들이 만든 세계 각국의 먹거리 점포를 다양하게 운영하고, 외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기념품 가게도 새롭게 만들 계획”이라고 자신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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