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계 허니버터칩 ‘순하리’ “못 구할바엔 만들어 마시자”

  • 박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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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5-26 07:48  |  수정 2015-05-26 07:48  |  발행일 2015-05-26 제16면
‘칵테일 소주’ 제조법 등장
소주계 허니버터칩 ‘순하리’ “못 구할바엔 만들어 마시자”
25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에서 롯데주류 모델들이 ‘순하리 처음처럼’의 누적판매량 천만 병 판매 돌파를 홍보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씨(35)는 지난 주말 저녁 친구들과 함께 ‘처음처럼 순하리’(이하 순하리)를 판다는 동촌유원지의 한 식당을 수소문 끝에 찾아 갔지만 이미 제품이 동났다는 대답을 들었다. 식당 한 구석에 놓인 순하리 상자에는 이미 다른 사람들이 마신 빈 병만 가득 담겨 있었다.

김씨는 순하리와 비슷한 소주 칵테일 제품인 금복주의 ‘상콤달콤 순한참(유자)’을 주문했지만 이마저도 제품이 다 떨어져 맛볼 수 없었다. 그는 이대로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에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검색을 하던 중 ‘순하리 제조법’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발견했다. 유자 과즙이 든 과일음료를 소주에 섞으면 순하리와 비슷한 맛을 내는 술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근처 편의점에서 유자맛 음료를 사와 소주에 섞었더니 제법 훌륭한 소주 칵테일이 됐다. 김씨는 “순하리 등 최근 주류업체에서 출시한 소주 칵테일 제품을 직접 마셔보진 못했지만, 이렇게 비슷한 제품을 만들어 마셔본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생각보다 맛이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온라인 상에서 ‘순하리 제조법’ ‘순하리 레시피’‘유자소주 만드는 법’ 등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품귀현상으로 소주 칵테일 제품을 쉽게 구할 수 없게 되자 소비자들이 아예 직접 비슷한 맛의 술을 만들어 마시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예 과일음료를 만드는 업체에서 직접 소주 칵테일 제조법을 자사 제품 마케팅에 활용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웅진식품은 최근 자사의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내사랑 유자C’ 레시피 공유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자사 제품인 ‘내사랑 유자C’로 유자소주나 유자맥주를 만드는 레시피를 공유하면 추첨을 통해 선물을 주는 것이다.

한 주류업체 관계자는 “최근 주류업체마다 순하리와 비슷한 소주 칵테일 제품을 출시했지만 아직 출하량이 많지 않고, 유통단계에서도 소매점까지 도달하지 않아 품귀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소주 칵테일 제품이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다 보니 자체 제조법까지 등장한 것 같다. 앞으로 공급량이 늘면 이런 현상은 자연스레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광일기자 park8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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