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환의 별난집 별난맛] 대구 달성동 ‘마당갈비’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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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8-21   |  발행일 2015-08-21 제41면   |  수정 2015-08-21

3개월된 암퇘지 갈비만 사용…겉면은 쫄깃, 속살은 부드러워 씹는 맛이 풍성


20150821

40년 동안 같은 장소에서 의리 있는 메뉴와 배반하지 않는 맛을 제공하는 곳이다.

갈빗대가 붙은 돼지갈비를 촉촉하게 양념해 주방에서 연탄불로 구워낸다. 돼지갈비는 근육내 지방이 촘촘히 박혀 있어 육질이 부드러운 듯 쫄깃쫄깃하다. 갈비뼈에서 우러나는 구수한 단맛도 있다. 소갈비에 비해 작아 한 손으로 쥐고 뜯기에도 편하다. 80~90년대 직장 회식이나 가족 외식 메뉴로 인기가 많은 양념 돼지갈비는 달달한 양념이 입에 착착 감긴다.

이곳은 핑크빛을 띠고 있고 고기 자체에 윤기가 있는 3개월 정도된 암퇘지 갈비만 쓴다. 돼지갈비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고 지방질을 일일이 제거하여 갖은 양념에 버무려 하룻밤 재운 후 은은한 불기가 있는 연탄 화덕 위에 번갈아 뒤집기를 여러 번하며 노릇노릇 굽는다. 굽는 솜씨에 따라 맛은 천차만별. 태우지 않고 불기가 고기에 골고루 스며들게 연속해서 뒤집는 기술이 중요하다. 먹는 내내 적당한 온도와 마르지 않는 수분의 균형이 잘 유지된다.

뼈가 붙은 돼지갈비는 울퉁불퉁하고 못생겼다. 긴 뼈가 하나 있고 고기가 돌돌 말려 있다. 다른 데서 떼어낸 부위를 꿰맨 고기가 아니다. 진짜 돼지갈비라는 증거다. 겉면은 쫄깃하고 속살은 육즙을 그대로 머금고 있어 부드럽다. 탄력이 있어 씹는 맛이 매우 풍성하다.

양념 맛이 진하고 달콤하다. 희미하게 기억에 남아 있는 아날로그 맛 그대로다. 이 집 메뉴는 예나 지금이나 돼지갈비(8천원)와 돼지갈비찜(9천원) 두 가지뿐이다. 돼지찜갈비도 인기메뉴다. 돼지갈비로 만든 동인동 찜갈비 버전이다. 간장양념으로 맛을 내는 갈비찜과 달리 다진 마늘을 듬뿍 넣고 고춧가루를 가미했다. 혀가 얼얼할 정도는 아니지만 화끈하다. 먹은 후 입안에 남는 흔적은 달착지근하다. 기분 좋게 맵다가 달콤해진다. 그게 매력이다. 밥 한 숟가락 상추에 얹고 고기 한 조각 얹어 쌈을 싸먹어도 맛있다. 술 한 잔 곁들이고 양은그릇에 남는 고기와 양념에 밥을 쓱싹 비벼 먹어도 눈 깜짝할 사이에 밥 한 그릇이 뚝딱인 ‘밥도둑’이다. 맑은 국물의 잘 삭은 열무김치는 입안을 깔끔하게 해줘 입가심하기에 좋다. 된장찌개도 별스러운 맛이다. 희멀겋게 파와 청양고추만 넣어 건더기가 없는 국에 가깝다. 그러나 멸치, 다시마, 양파, 대파로 진하게 우려낸 육수에 촌된장을 풀어서인지 깊이 있는 구수한 맛이다. 영락 없는 ‘엄마표’다.

이 집은 그저 편안한 집이다. 외식이나 술 한 잔 걸치며 회식하기에 좋은 곳이다.

음식칼럼니스트

▶예약전화: (053)255-2324
▶위치: 대구 중구 달성로26길1(대구 지하철 3호선 달성공원역 1번 출구)
▶영업시간: 오전 10시 ~ 밤 10시
▶휴무: 매주 일요일
▶주차시설: 가게 앞 4~5대·인근 공영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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