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환의 별난집 별난맛] 바로 그맛…볶음밥·짜장면·탕수육·짬뽕

  • 인터넷뉴스팀
  • |
  • 입력 2015-10-02   |  발행일 2015-10-02 제41면   |  수정 2015-10-02
시간이 멈췄나…세월이 흘러도 변치않은 그맛…추억은 덤이다

옛날 맛이 그리울 때가 있다. 경기가 좋지 않아 요즘처럼 주머니가 얇아질수록 옛날 맛이 더욱더 생각난다. 추억의 맛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다. 예전에 먹어봤음 직한 맛들은 왠지 편안하게 느껴진다. 외로움을 달래주기까지 한다.

하루가 다르게 음식은 진화한다. 우리 주위에 흔히 있는 예전부터 익숙한 중국음식들도 퓨전화된 메뉴가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롭게 나온다. 그렇지만 옛날 맛이 나이 드신 분이나 젊은 사람들 모두가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오랜 세월 동안 전 국민의 대표 외식메뉴인 볶음밥·짜장면·짬뽕·탕수육의 맛이 시간이 멈춘 집들이라 꾸준히 단골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칠성동 광명반점/볶음밥

20151002

야키메시는 중국요리에서는 ‘볶음밥’인 일본어다. 북구 칠성동 광명반점은 예전에 야키메시라고 주문했던 중국집 볶음밥을 낸다. 지금도 돼지고기를 볶아 낸 기름으로 밥알을 코팅한다. 워낙 센 불에서 볶아 느끼함이 없다. 그저 먹는 내내 고소하다. 간혹 쿡쿡 씹히는 돼지 살코기도 별미다.

소금으로만 간을 한다. 밥도 고슬고슬하게 지어 밥 한톨 한톨이 미각을 자극한다.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쪽파·당근·돼지고기에 웍의 불맛을 입힌다. 볶음밥 위에 살짝 올라간 계란 프라이가 화룡점정이다. 40년 전 맛 그대로다. 짬뽕 국물이 아니고 옛날대로 계란과 파로 맛을 낸, 전분기가 약간 느껴지는 담백한 계란탕을 낸다. 고작 테이블 4개뿐인 동네 중국집이다. 우동과 난자완자밥도 인기가 있는 집이다

▶예약전화: (053)424-0938 ▶위치: 대구 북구 칠성2가 350-20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8시 ▶휴무: 매주 일요일 ▶주차시설: 없음


이천동 평화반점/짜장면

20151002

양파·양배추·감자·돼지 살코기를 썰어서 춘장과 함께 볶은 윤기 자르르한 연한 초콜릿색 짜장 소스를 면에 얹은 짜장면. 싱겁지도 너무 달지도 않다. 면과 짜장 소스가 입속에서 따로 놀지 않는다. 면이 부드럽다. 고급 중력분으로 물·얼음·전분을 조금 넣고 반죽하고 충분히 숙성시켜 면을 뽑는다. 면이 약간은 무른 듯하다.

채소도 싱싱한 것만 쓴다. 채소가 얼마나 맛을 좌우할까 싶지만 짜장면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고 한다.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다. 먹고 난 후에도 입안이 개운하다. 40년 요리 경력의 주인이 하루에 짜장을 두세 번 볶는다. 전복, 송이, 생굴 등 9가지 짬뽕이 있다. 외국인에게도 소문난 집이기도 하다.

▶예약전화: (053)471-2434 ▶위치: 대구 남구 이천동 306-19 ▶영업시간: 오전 11시~밤 9시 ▶휴무: 없음 ▶주차시설: 복개도로변


중화반점/탕수육

20151002

겉은 바삭하면서 속의 고기는 쫀득하다. 깔끔하면서 향긋하기도 하다. 소스는 달착지근하면서 신맛이 아주 살짝 돈다. 고기를 연하게 양념해서 숙성시킨 뒤 달걀 흰자와 녹말가루로 옷을 입혀 고온에서 한순간 튀겨내 걸쭉한 소스를 끼얹은 탕수육으로 소문이 자자한 집이다.

하지만 이 집의 주연배우는 ‘야키우동’이다. 이탈리아 파스타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이 집만의 발명품이다. 양파·배추·호박·목이버섯, 여름에는 부추, 겨울에는 시금치·새우·오징어·돼지고기와 고운 고춧가루에 마늘을 넣고 센 불에 재빨리 볶는다. 마지막에 면을 넣어 각각의 재료의 향이 먹는 내내 살아 있는, 맵싸하고 국물 없는 짬뽕이다.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화교 아버지에 이어 아들이 대를 이어 운영한다.

▶예약전화: (053)425-6839 ▶위치: 동성로 대구백화점 건너 유니클로와 맥도날드 사이 골목 20m ▶영업시간: 오전 11시~밤 9시 ▶휴무: 둘째·넷째 월요일 ▶주차시설: 길 건너 종로 화교초등학교 옆 정덕유료주차장 무료


이천동 현짬뽕/짬뽕

20151002

쫄깃한 면발에 얼큰한 불맛이 살아있는 짬뽕. 국물이 제법 묵직하다. 닭을 통째로 센 불과 뭉근한 불을 오가면서 24시간 우려낸 육수를 베이스로 한다. 가늘게 채 썬 돼지고기에 바지락·다시마·표고버섯·죽순·오징어와 채소를 센 불에 볶고 매콤한 양념을 보탰다. 매운맛이 돋보이지만 마냥 맵지만은 않다. 알싸한 듯 매운맛에 뒷맛은 묘한 여운을 남긴다. 특유의 불맛이 강하다. 면과 어우러지는 푸짐한 재료들이 옛날 짬뽕맛을 낸다.

이 집은 현대와 과거가 어우러지는 곳이다. 옛날 짬뽕이 있는가 하면 허니찹쌀탕수육·굴소스로 맛을 낸 볶음밥·문어짬뽕 등 현대적인 감각으로 만들어내는 중국식 퓨전 요리도 있어 젊은 고객에게도 인기가 많다.

▶예약전화: (053)474-2656 ▶위치: 대구 남구 이천동 539-32 ▶영업시간: 오전 11시~밤 10시 ▶휴무: 첫째·셋째 월요일 ▶주차시설: 인근 남도유료주차장 무료 음식칼럼니스트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위클리포유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