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없는’ 1억 기부… 김천의 아너소사이어티 1호

  •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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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2-01 07:38  |  수정 2016-02-01 07:38  |  발행일 2016-02-01 제12면
기부사실만 알린 50대 남성
“어려운 이웃 도운 걸로 만족”

“정말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내가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한 사실이 내 고향 김천에 기부문화가 확산되는 계기가 되고, 나아가 생활이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이 된다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 그렇더라도 이름만은 꼭 숨겨 주십시오.”

익명의 김천시민이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모금회)가 운영하는 개인 고액(1억원 이상)기부자 클럽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됐으나 대외적으로 자신을 밝히길 거부하고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모금회에 따르면 익명의 기부자는 50대 남성으로, 지난해 12월 2천만원을 기부하며 고액 기부자클럽 가입 의사를 밝힌 후 지난달 20일 앞으로 5년 이내에 1억원을 기부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김천시민 가운데 첫 회원이 됐다.

그러나 이 기부자는 “내 고향 김천의 곤궁한 이웃들을 조금이라도 도울 수 있다면 만족한다”며 자신의 선행을 숨기려 했으나 ‘나눔문화 확산을 위해 사실만은 알릴 수 있게 하자’는 모금회의 설득으로 신원은 숨긴 채 기부 사실만 알리게 됐다.

모금회 관계자는 “이 익명의 기부자는 2013년 7월부터 ‘생활이 어려운 김천시민을 위해 써달라’며 매월 100만원씩을 정기 기부해 누적금이 3천200만원에 달하는 등 나눔이 생활화되어 있는 시민”이라며 “그는 평소 ‘애향심’을 강조하는 등 고향인 김천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내곤 했다. 그리고 ‘좀 더 큰 나눔을 실행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박보생 김천시장은 “한 시민의 선행이 한파와 함께 경기조차 좋지 않은 이번 겨울을 따뜻한 겨울로 만들고 있다. 이를 계기로 시민사회에 기부문화가 확산되도록 노력하는 등 ‘따뜻한 공동체 김천’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천=박현주기자 hj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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