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의 목소리를 듣다] 릴레이 인터뷰<5> 성주 임란선양회 사무국장 배윤호

  • 조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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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7-29 07:31  |  수정 2016-07-29 09:11  |  발행일 2016-07-29 제4면
“기사 스크랩해 주민과 공유…이번 투쟁은 이길 것”
20160729

“며칠간 촛불문화제에서 미국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는데, 다음날 밭에서 삐라를 발견했습니다.”

“미국 비판 발언을 많이 했더니
다음날 밭에서 北 삐라 발견
오해 받을까 경찰에 얼른 신고”


성주 임란선양회 사무국장 배윤호씨(61·가천면 법전리)는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을 지낸 배덕문 선생의 후손이다. 그는 지난 20일 오전 자신의 고사리 밭에서 북한을 찬양하는 내용이 담긴 전단(삐라)을 발견했다.

한국기독교농민회총연합회 사무국장 등을 지내며 농민운동을 했던 배씨는 촛불문화제에서 3일간 ‘미국이 만든 사드 미국이 가져가라’고 주장했다. 며칠 뒤 아침 고사리 밭을 돌아보던 중 우연히 삐라를 발견했다. 지문이 묻을까봐 목장갑을 낀 뒤 삐라를 주워 다섯걸음 가다가 ‘아차, 함정에 걸릴 수 있겠다’ 싶어서 도로 내려놓고 언론사와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누군지 모르지만 종북(從北)몰이 대상으로 내가 적당했을 것이다. 과거 농민운동도 했고, 촛불문화제에서 미국 비판하는 발언도 했으니까”라며 “만약 삐라를 신고하지 않고 주머니에 넣고 있었다면 (사법기관에서) 나를 얼마든지 범죄자로 만들어 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만큼 피해의식이 강하다.

배씨는 매일 저녁 성주군청에서 열리는 촛불문화제에서 언론 브리핑을 맡고 있다. 그는 “언론 브리핑이라기보다 하루동안 사드와 관련된 기사를 스크랩해 주민과 공유하고 있다. 언론은 우리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또 투쟁의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언론이 우리보다 앞서서 이 싸움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언론은 우리 사회가 병든 것을 치료할 수 있고, 병들지 않게 예방할 수도 있다”며 언론의 역할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배씨는 “1980~90년대 농민운동을 했던 경험상 우리의 이번 투쟁은 이길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그래서 힘이 난다. 촛불집회에 오는 주민에게도 자신있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성주 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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