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복구 중 또 물폭탄…‘쑥대밭 울릉도’

  • 정용태
  • |
  • 입력 2016-09-05 07:45  |  수정 2016-09-05 09:00  |  발행일 2016-09-05 제9면
복개천 범람에 산사태 되풀이
대형 기름탱크 민가 덮칠 뻔
계속된 비로 추가 피해 우려
예상 복구액 100억 이상 될듯
20160905
울릉읍 저동리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인해 민가를 덮칠 뻔한 울릉수협의 대형 기름탱크가 아슬아슬하게 멈춰있다. <울릉군 제공>

[울릉] 8월말 사흘간 398㎜에 이어 지난 3일 또다시 152㎜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울릉도가 쑥대밭으로 변해가고 있다. 4일 울릉군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발생한 재산피해액은 32억6천100만원(잠정 집계)이고, 예상 복구액은 102억7천300만원으로 추산됐다. 향후 조사가 이어지면 피해액과 예상 복구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엎친 비에 덮친 비…피해 속출

지난 3일 집중호우로 울릉도가 또 한 번 수난을 겪었다. 이날 오전 9시 울릉읍 저동리 우산중학교 부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가옥 한 채가 무너져 내렸다. 또 수협 소유의 대형 기름탱크가 유실된 토사에 밀려 기울어졌다. 지름 3m가 넘는 기름탱크는 다행히 근처에 있는 민가를 덮치기 직전에 멈췄다.

또 복개천이 범람하면서 독도박물관 입구에서부터 도동시가지 일대가 교통통제됐다. 지난달 말 산사태가 발생한 도동리 임대주택 건설현장에서는 또다시 절개 사면이 무너져 많은 양의 토사가 흘러내렸고, 울릉읍 사동리 해군 118전대 인근 경사면도 다시 붕괴됐다. 울릉터널~새각단 사이 도로가 유실되면서 토사가 흘러내려 사동천 역시 또다시 범람했다. 이로 인해 지난 2일 저녁 포항에서 피해복구 장비와 자재, 생필품 등을 싣고 사동항에 도착한 화물선은 화물을 내리지 도 못하고 되돌아갔다.

울릉군에 따르면 최근 연이은 폭우로 3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해 2명이 육지로 후송됐다. 81채의 가옥이 침수됐고 126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16가구 27명이 귀가했으나 65가구 99명은 하천범람 등 추가 피해가 우려돼 숙박업소와 교회 등으로 피해 있는 상태다. 또 차량 15대가 침수됐고 가두봉 피암터널 붕괴를 비롯한 국지도 90호 44개소 도로시설이 붕괴 또는 파손됐다. 체육·관광시설 4개소, 하천 2개소, 상·하수도 2개소 등에 대한 재난피해가 발생했다.

◆복구작업에 1천500명 동원

그러나 비가 계속 내리는 데다 낙석, 침수, 붕괴 등 추가 위험 우려로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군 118전대 장병과 포항 해병대 1사단 해병대원들이 투입돼 복구를 돕고 있는 가운데 4일 오전 해군공병단이 굴착기 두 대와 15t 덤프트럭 두 대를 포함해 복구장비 10대를 화물선을 이용해 울릉도 복구 현장에 보내왔다. 지난달 31일부터 시작된 피해 복구작업에는 4일 현재 민간단체를 비롯해 공무원, 군경 등 1천500여명의 인력이 동원됐다. 굴착기와 덤프트럭 등 장비는 90여대가 투입됐다.

주민들은 무너져 내린 돌더미와 토사를 치우고 진흙을 퍼내고 살림살이를 씻느라 여념이 없지만, 5일 또 5~40㎜의 비가 예보돼 산사태 등이 되풀이될까 두려움에 떨고 있다. 제방이 무너진 남양천은 비가 계속 내리고 물살이 거세 복구 작업을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안전처와 행정자치부는 조속한 피해복구를 위해 응급재난 복구비 10억원과 위험도로 개선 사업비 8억원을 각각 지원했다. 울릉군 재난 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추가로 비가 오지 않으면 복구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추석 전까지 일주도로를 포함해 응급복구 작업을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태기자 jyt@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정용태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