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진동·소방수 흥건…상인들 깊은 한숨

  • 서정혁,황인무
  • |
  • 입력 2016-12-07 08:01  |  수정 2016-12-07 08:01  |  발행일 2016-12-07 제8면
[르폴] 4지구 지하창고 개방
바닥에 물 고여 발목까지 차올라
종이상자·스티로폼 둥둥 떠다녀
손전등 등 이용해 물품상태 확인
고객 전할 혼수 찾아 안도하기도
악취 진동·소방수 흥건…상인들 깊은 한숨
6일 대구시 중구 서문시장 4지구 화재현장 지하주차장에서 상인들이 창고에 남아있는 물건들을 챙기고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바닥에 물이 고여있다는데 물건이 성하겠어요. 몇 개나 건질 수 있을지….”

6일 오후 1시30분, 대구 서문시장 4지구 주차장 앞에는 상인 50여 명이 모여 있었다. 이날 서문시장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일부 상인들의 물건이 보관돼 있는 4지구 지하주차장을 개방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어서다. 지하주차장 개방은 중구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서 안전성을 점검한 후 이뤄졌다.

상인들은 ‘화재 현장에 들어가 타인의 점포를 훼손하거나 확인 등을 하지 않겠다’는 확인서를 작성한 뒤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갔다.

내부 상황은 처참했다. 매캐한 냄새가 진동했고, 바닥은 화재 진압에 사용된 물로 흥건했다. 천장에선 연신 물이 떨어져 동굴 안에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상인들은 손전등과 차량 전조등을 이용해 주차장 내부를 확인했다.

창고에 들어서자 상인들은 물건 상태부터 확인했다. 4지구 한복작업장으로 사용된 한 창고에는 이미 완성된 혼수예단 품목과 한복들이 담긴 상자가 쌓여있었다. 한 상인은 상자를 열고 젖은 한복을 꺼내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상인은 젖지 않은 한복들을 찾아내 서둘러 챙겼다. 그는 “이번 주말에 결혼식을 하는 손님들이 있는데 창고에 보관된 한복을 꺼낼 수 없어 어쩔 줄 몰랐다”며 “오늘이라도 한복을 꺼낼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다.

한복작업장 건너편에 있는 창고에는 물이 발목 높이까지 차올랐다.

창고 문을 열자 바닥에는 종이상자와 스티로폼, 이불류 등이 떠다니고 있었다. 4지구에서 이불과 커튼 등을 판매한다는 한 상인은 “이쪽에 가장 큰 창고를 내가 쓰고 있었다”며 “내일 물건을 확실하게 꺼내봐야 정확한 피해 규모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신무순 서문시장비상대책위원회 재무위원은 “주말에 결혼식이 있는 고객들이 창고에 있는 한복을 받을 수 없어 상인과 손님 모두 답답한 상황이었다”며 “살릴 수 있는 물건은 꺼내자는 상인들의 의견이 모아져 오늘 기일이 촉박한 물건들을 우선으로 꺼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서정혁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