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참모들과 '조용한 성탄'…"AI·취약층 걱정"

  • 입력 2016-12-25 00:00  |  수정 2016-12-25
참모들에 黃권한대행 보좌 당부…외부일정·메시지 없이 차분히 법률대응
집권 1~3년차 때는 안보·민생현장 행보…올해는 黃권한대행이 대신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네 번째로 맞은 성탄절을 여느 때와 달리 조용히 보냈다.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절차가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외부 노출이나 공개 메시지를 삼간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직무정지 16일째인 전날 저녁 참모들이 마련한 케이크를 선물받아 조촐한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냈다고 한다.


 김현숙 고용복지수석이 케이크를 준비해왔으며 몇몇 참모들이 관저로 찾아가 케이크와 차를 함께 먹으면서 잠시 대화를 나누고 박 대통령을 위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와 연말연시 사회 취약계층이 걱정"이라면서 "황 권한대행을 잘 보좌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모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께서 나라 걱정을 많이 하셨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주말집회가 열린 데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청와대 압수수색도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특검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과 참모들간 자리 분위기는 밝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담담한 표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이들 참모와 변호인단을 제외하고는 외부 인사와 접촉하지 않았고,매년 12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공개하던 성탄 메시지도 올해는 내지 않았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이 조용한 성탄을 보낸 것으로 안다"며 "참모 한두 명과 만나 인사를 받은 것 외에는 법률 대응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본궤도에 오른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 특검 수사에 대비해 주말에도 수시로 대리인단과 접촉해 법률 대응 문제를 주로 논의했다.


 당장 27일 열리는 탄핵심판 2차 준비절차 기일을 앞두고 헌재가 요구한 '세월호7시간'의 박 대통령 행적을 제출하기 위해 참사 당일 시간대별 박 대통령의 업무 내역과 위치 등의 자료를 촘촘하게 정리하고 있다.


 아울러 조만간 닥칠 것으로 예상되는 특검팀 압수수색 등의 직접 수사에 어떻게대응할지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같은 박 대통령의 '조용한 성탄'은 안보와 민생을 직접 챙기던 예년의 크리스마스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취임 첫해인 2013년 박 대통령은 12월 24일 군부대 격려 방문과 12월 25일 아동시설 방문으로 눈코 뜰 새 없는 크리스마스를 보냈고, 2014년에는 페이스북에 직접 수놓은 자수 그림이 인쇄된 연하장 사진과 함께 성탄 메시지를 띄웠다.


 작년에도 박 대통령은 12월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로부터 받은 메일을 공개하고, 전방 부대를 방문해 안보를 챙긴 바 있다.


 그러나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올해에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장애 영유아 거주시설을 찾아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달하는 등 박 대통령의 '빈자리'를 채워야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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