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수능만점 비결

  • 배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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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16   |  발행일 2017-02-16 제31면   |  수정 2017-02-16

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아이들의 사고력과 창의력을 길러주고 정보 획득의 중요한 수단이 된다. 어린 시절에 길들여진 독서습관은 평생 행복을 결정하는 매개체로 작용하기도 한다. 특히 독서는 아이들의 ‘생각 근육’을 키워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 필요한 창의·융합형 인재로 자라도록 도움을 준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교육열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의 독서열은 갈수록 식어가고 있어 안타깝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발표한 ‘2015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 결과 성인 연평균 독서율(연간 책 한 권 이상 읽은 비율)이 2013년보다 6.1%포인트 하락한 65.3%로 집계됐다. 이는 1994년 조사 시작 이래 가장 낮은 수치로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3명 이상이 1년에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의미다. 한국인의 독서기피증은 지난해 미국의 시사교양지 ‘뉴요커’의 온라인판 칼럼에서도 지적됐다. 문학평론가인 마이틸리 라오는 칼럼에서 “한국인들은 책도 읽지 않으면서 노벨문학상을 원한다”며 쓴소리를 했다. 그는 또 “한국에서는 학생들이 소설을 읽으면 시간을 낭비한다는 소리를 듣고 그 시간에 수학능력시험을 위해 수학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독서의 중요성은 학생들의 성적과 사회 진출에서도 확인된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2004년 당시 국내 중3 학생들을 12년째 추적 조사한 결과 중학생때 다독한 학생들은 과목별 수능 표준점수(환산치)가 최고 22점 뛰었다. 대기업·공기업 등 소위 잘나가는 일자리를 얻은 비율도 20%포인트 높았다. 또 고교 시절 책을 자주 접했던 학생은 훗날 직장에 들어간 후 독서하지 않은 학생보다 연봉이 200만원 더 많았다.

‘불수능’으로 불렸던 2017학년도 대입 수능에서 만점을 받은 울산 학성고 이영래군은 최근 한 토크콘서트에 나와 꾸준한 독서를 그 비결로 꼽았다. 고등학교 때만 150권을 읽었다는 이군은 “독서를 많이 하면 이해력이 좋아지고 속독이 가능해져 짧은 시간에 긴 지문의 문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풀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모름지기 자녀가 명문대에 진학하기를 바라며 영유아 때부터 사교육으로 학습 아닌 학대를 하는 부모들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빌 게이츠도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의 도서관이었고, 하버드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이 독서하는 습관”이라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책을 가까이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수십억원의 재산을 물려주는 것보다 더 큰 인생의 자산임을 부모들이 명심했으면 한다. 배재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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