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구급대원이 무슨 잘못을 했다고…이유없이 때리는 취객들

  • 입력 2017-02-23 19:53  |  수정 2017-02-23 19:53  |  발행일 2017-02-23 제1면
경북서 연간 10회 안팎 발생…강력 처벌에도 근절 안 돼

 경북 영천소방서 119구급대원 A씨는 지난달 30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이날 자정을 조금 넘은 시간에 아파트 계단에서 떨어진 환자 B(38)씨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그런데 응급처치를 마치고 병원에 가자 B씨가 응급실에 들어가지 않고 도로로 뛰어갔다.
 심지어 B씨는 이를 제지하던 A씨 얼굴을 깨물고 때려 전치 2주 상처를 입혔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경북도소방본부는 구급대원을 폭행한 죄가 무겁다고 판단해 B씨를 소방기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23일 도소방본부에 따르면 도내에서 A씨처럼 구급대원이 현장에 출동했다가 폭행을 당하는 일은 1년에 10건 안팎으로 발생한다.


 2014년에 8건, 2015년 15건, 2016년 10건이 발생했다.
 올해는 현재까지 2건 일어났다.


 주로 술에 취한 환자가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이송환자 보호자가 구급대원을 폭행하는 사례도 있다.


 도소방본부는 구급대원을 보호하기 위해 폭행사건 초기에 소방특별사법경찰관이신속히 출동해 피의자를 체포해 수사하도록 하는 등 강하게 대처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구급대원 폭행을 없애는 데는 한계가 있어 고민이다.
 한 40대 구급대원은 출동했다가 취한 환자에게 얻어맞거나 욕설을 듣는 일이 많아 스트레스에 시달릴 정도다.


 C씨는 "출동했다가 이유 없이 얻어맞는 일이 많으니 보직을 바꿔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며 "힘으로라도 제압하기 위해 일부러 몸무게를 늘리는 구급대원도 많다"고 전했다.


 소방기본법은 출동한 구급대원을 폭행하거나 협박해 활동을 방해하면 5년 이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주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소방대원을 폭행하거나 방해하는 행위는 엄단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구급대원 안전을 위해 폭행 사범에 대해 엄정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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