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꿈꾸는 커피族’

  • 이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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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7-21   |  발행일 2017-07-21 제34면   |  수정 2017-07-25
김진목 예술가부터 김세경 사장까지
커피 한 잔에 피는 이야기 꽃과 추억
춘천서 부산까지 다양한 직업의 인연

지난 몇년간 전국을 돌면서 정말 다양한 ‘꿈꾸는 커피족’들을 만날 수 있었다.

춘천 근처의 야산에 혼자 사는 예술가 김진묵과의 하룻밤도 잊을 수 없다. 난 닭을 사서 그의 작업실을 찾았다. 술에 흠뻑 취한 그 자유인은 내가 타준 예가체프에 반해 그 커피를 위한 색소폰 연주까지 선사했다. 지리산 실상사의 아침 운무를 섞어 커피를 빚었고 지리산가수로 알려진 포크가수 고명숙의 커피향 머금은 ‘봄날은 간다’는 장사익 버전 이상의 감흥이었다.

강릉과 동해의 한 바닷가에 집시풍의 카페가 있다. 동해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커피집 ‘라라무리’(멕시코 은둔 부족인 타라우마족)다. 여기서 뽑은 커피는 동해 파도소리가 스며들어가 있다. 카페 주방에서 바라보면 바다가 한 품에 들어온다. 설치미술가인 셔리킴과 그의 아내 박수비의 싱그러운 웃음에 매달린 쉐이라는 말라뮤트 개…. 이런 히피카페가 대한민국에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 난 그 카페의 창문을 최근 펴낸 책 ‘바람커피로드’의 표지사진으로 올렸다.

‘의정부 문화발전소’ 황현호 소장, 제주도 사진작가 박기종, 춘천 ‘파피루스’ 카페 원보경, 강원도 홍천 고물섬게스트하우스인 ‘어른이대공원’의 고물컬렉터 정영민, 광주 양림동 ‘다형다방’ 등은 내 영감을 건드렸다. 거제에서 ‘선셋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이진우 시인, 부산 기장군 칠암 포구에 자리한 ‘바람종카페’ 김세경 사장도 바람의 인연이었다.

이춘호기자 leek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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