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파동’ 이후 계란 매출액 반토막

  • 이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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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21 07:48  |  수정 2017-08-21 07:48  |  발행일 2017-08-21 제21면
수요 급감에 가격은 하락세
추석앞 회복세인 소비심리
또다시 뒷걸음질칠까 우려
식품안전에 대한 불신 확산
‘살충제 파동’ 이후 계란 매출액 반토막
20일 한 대형마트에서 정부기관 살충제 성분검사 결과 이상없는 계란이 판매되고 있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주요 유통업체들의 계란 매출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추석을 앞두고 식품안전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면서 회복세를 보이던 소비심리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살충제 계란 사태가 불거진 이후 계란 매출은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 16~19일 계란 매출이 전주 같은 기간에 비해 40%가량 줄었다. 롯데마트도 16~18일 계란 매출이 전주 같은 기간보다 45%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 16~18일 사흘간 대구지역 이마트에 하루 평균 18건의 환불 요청이 접수된 데 이어 매출에서도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며 “안전한 계란임을 안내하고 있지만, 당분간 매출 회복은 더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유통업체들은 지난 15일 계란 판매를 중단한 지 하루 만에 정부의 검사를 통과한 제품 판매를 재개했다. 이들은 판매를 재개하면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적합 판정을 받은 계란이니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내걸었지만, 소비자들이 직원에게 재차 확인하는 등 선뜻 구입에 나서지 못하는 모양새다.

주부 김모씨는 “처음에 경기도 등지에서 발견됐을 땐 대구 지역에 별 영향이 있겠나 싶었는데, 하루 새 거의 전국의 농가에서 살충제 사용이 적발되고 난 뒤에는 당분간 사먹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렇듯 수요가 급감하면서 계란 가격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공급 부족으로 계란값이 폭등한 데 이어 계란값 널뛰기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난 18일 집계한 대구 동구시장의 특란 중품 30구 소매가격은 8천원으로, 6일 전(8천700원)에 비해 700원이나 내렸다. 전국적으로도 평균 소매가격(7천358원)은 같은 기간 237원 내렸다.

이에 따라 추석을 앞두고 그간 회복세를 보이던 지역 소비심리가 다시 주저앉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대구·경북 소비자심리지수(107.2)는 4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며, 2년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내수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장밋빛 전망으로 해석돼왔다.

하지만 이번 살충제 계란으로 인해 식품 안전에 대한 불신이 전반적으로 확대되면서, 추석 대목을 앞둔 유통업체와 소상공인들은 겨우 회복 중인 소비심리가 다시 뒷걸음질칠 것을 걱정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예전보다 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공급 부족이나 물가 상승 등의 영향이 아니라 식품 안전성에 대한 불신의 문제인 탓에 불안정한 소비 심리에 대한 예측조차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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