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13 지방선거 탐색] 경북도지사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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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0-13 07:17  |  수정 2017-10-13 08:35  |  발행일 2017-10-13 제3면
“공천만 받으면 당선” 자신감?…한국당 후보 무려 8명 저울질
20171013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3선 연임 제한으로 물러나면서, 경북도지사 자리를 노리는 이들에겐 내년 6월 지방선거가 다시없을 절호의 기회다. 이 때문에 경북도지사 후보군은 일찌감치 넘쳐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경북도가 자신들의 ‘마지막 보루’라고 생각한다. 경북도지사직을 지키는 데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비(非)자유한국당 후보들도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한국당 간판만 달고 나오면 무조건 당선된다’는 공식이 과연 내년 경북도지사 선거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 영남일보의 창간 72주년 여론조사 결과, 진보든 보수든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도지사 후보는 나타나지 않았다. 경북도지사 선거가 인물 경쟁보다는 진보 대 보수, 보수 대 진보의 싸움으로 갈 가능성도 커 보인다.

‘진보 vs 보수’의 한판 대결, 전통적 보수 텃밭이었던 경북에선 가장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국회의원 5명·지자체선 3명 출마 거론
黨지지 예전만 못해도 집안싸움 치열
아직은 유력 후보없이 오차범위내 접전

민주당 3명 거론…바른정당 2명 경합
인물경쟁보다 보수 對 진보 대결 가능성



◆자유한국당 ‘집안싸움’ 치열

한국당의 경북도지사 후보군은 넘쳐나고 있다.

우선 경북지역 한국당 국회의원 중에서는 국회 정보위원장을 역임한 3선의 이철우 의원(김천), 최근 정보위원장 바통을 넘겨받은 강석호 의원(영양-영덕-봉화-울진)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역시 3선인 당 정책위의장 김광림 의원(안동)과 재선인 박명재 의원(포항남구-울릉)의 출마설도 나온다. 이들 중 일부는 아직 공식 출마 선언은 하지 않았지만, 치열한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과 박 의원의 경우, 사실상 출마 선언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련의 행보를 봤을 때 지역 정치권은 물론 경북도청 공무원들도 이 두 의원의 도지사 출마를 확신하는 분위기다.

대표적 친박(親박근혜)계인 4선의 최경환 의원(경산)의 경우 최근 한국당 혁신위원회가 자진 탈당을 권고하는 등 정치적으로 위기를 맞고 있지만, 여전히 도지사 출마 가능성이 남아있는 것으로 정치권에선 보고 있다.

◆기초단체장들도 도전장

한국당 소속 현직 단체장 중에서는 남유진 구미시장, 김영석 영천시장 등이 거론된다. 김 시장은 일찌감치 출마를 공식화했으며, 남 시장은 지난 추석 연휴에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사실상 출마 선언을 했다.

김장주 현 경북도 행정부지사도 출마를 위한 잰걸음을 하고 있다. 김관용 도지사와 손발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아직까지 유력 한국당 경북도지사 후보를 특정할 순 없다.

영남일보가 창간 72주년을 맞아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와 공동으로 지난 8~9일 실시한 여론조사(경북거주 성인남녀 812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4%포인트,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경북도지사 후보군에 있는 인물들이 모두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강석호·김광림 의원, 김영석 영천시장, 김장주 경북도 행정부지사, 남유진 구미시장, 박명재·이철우·최경환 의원(가나다순)을 대상으로 실시한 ‘내년 경북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자유한국당 후보로 가장 적합하냐’는 질문에 이 의원이 11.0%의 지지도를 보였다. 이어 최 의원 9.5%, 박 의원 9.0%, 김 의원 7.1%, 남 시장 6.8%, 강 의원 5.9%, 김 부지사 5.2%, 김 시장 4.9% 순이었다.

◆민주당·바른정당·정의당 “이번이 기회”

더불어민주당과 바른정당, 정의당도 저마다 후보군을 내세우며 도전 의지를 다지고 있다. 특히 민주당 입장에서는 보수분열 등의 상황에서 치르는 이번 선거가 자신들에게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에선 이삼걸 전 행정안전부 차관과 김영태 ‘상주-군위-의성-청송’ 지역위원장, 오중기 청와대 선임행정관 등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민주당 인사들 외에 새로운 인사 영입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벌써부터 민주당이 특정 인물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대구와 마찬가지로 경북에서도 민주당이 누구를 후보로 내세우느냐가 경북도지사 선거에 적잖은 변수가 될 듯하다.

최근 영남일보가 실시한 민주당 경북도지사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김 위원장 9.4%, 오 선임행정관 9.3%, 이 전 차관 8.4%로 오차범위(±3.4%포인트) 내 지지도를 보였다. 하지만 기타 7.7%, 지지후보 없다 24.5%, 잘 모름 40.7% 등 부동층이 무려 72.9%에 달했다.

바른정당에선 권오을 전 의원과 박승호 전 포항시장이 당 후보를 놓고 경합을 벌일 전망이다. 이들은 지난 지방선거 때부터 지역에서 얼굴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정의당에선 최근 경북도당 위원장에 재선된 박창호 위원장이 재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희·박근혜’ 마케팅 재등장할까

23개 시·군이 있는 경북도는 서남권, 북부내륙권, 동해안권 등 생활권이 나뉘어 있는 데다 관할 범위도 상당히 넓은 지자체다. 이 때문에 대구시의 ‘대구공항 이전’ 문제처럼 경북도 전역을 관통하는 핫이슈는 찾기가 힘들다. 사드, 원전 등 경북 관련 주요 현안도 특정 지역 안에서만 이슈가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보수 후보들은 정책 경쟁보다 해묵은 이념 논쟁이나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 마케팅을 다시 들고 나올 가능성도 있다. 경북에는 아직 친박 정서가 남아있고, 특히 고령층에선 경북 출신인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도 상당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조짐은 보인다. 남유진 구미시장은 지난 3일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대구·경북인을 중심으로 보수 우파의 전열을 가다듬고 좌파와의 이념전쟁 최전선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지난달 최경환 의원도 한국당 혁신위로부터 탈당 권고를 받은 직후 박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박근혜 전 대통령과 끝까지 함께하겠다”며 정치적 메시지를 남겼다.

‘문재인정부 비판’과 각종 ‘TK 소외론’ 역시 보수 후보들이 선거에서 다시 들고 나올 가능성이 있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보수 후보들은 정권 교체로 허탈감과 상실감을 느끼는 TK 한국당 지지층을 공략하기 위해 지방선거에서 현 정부 비판이나 TK 소외론을 주요 콘텐츠로 들고 나올 수 있다”고 바라봤다. 지난달 대구에서 열린 한국당 경북도당 위원장 이·취임식에 참석한 이철우 의원과 박명재 의원은 축사에서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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