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입시경쟁 이대로 좋은가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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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0-23 07:18  |  수정 2017-10-23 07:20  |  발행일 2017-10-23 제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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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러 매체를 통해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내용을 자주 접하게 된다. 이미 학원에서는 코딩교육을 시켜야 한다면서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으며, 인공지능의 역습에 따른 일자리 축소 등은 이제 먼 이야기가 아닌 우리 학생들이 조만간에 접하게 될 미래로 다가와 버렸다.

그렇다면 이를 대비해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무엇을 준비시켜야 할 것인가? 이론적으로는 교실수업 개선을 통한 창의적 사고력이나 공동체 의식 및 의사소통능력 함양 등의 원론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줄 세우기식의 과도한 현 입시경쟁 체제로는 다가올 미래형 인재를 양성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입시경쟁은 특정한 기준을 세워두고 학생들의 서열을 매기는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에는 소수의 성공자와 다수의 실패자 혹은 낙오자를 양산할 수밖에 없다. 또한 지나친 입시경쟁은 단위 학교를 경쟁의 장(場)으로 만들면서 학생들을 과다 경쟁으로 내몰기도 한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 많은 학생들과 상담을 하다보면 학생 스스로가 정한 목표에 대한 도달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 상대적 비교를 통해 스스로를 자책하고 궁지로 내몰게 되는 사례를 자주 보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 학생들은 서서히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고 좌절감을 맛보거나 정작 대학생이 되어서는 입시경쟁에서 탈출한 해방감으로 전공 관련 학업과는 동떨어진 생활을 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과도한 입시경쟁으로 인한 학교 의 현실은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들로 넘쳐난다. 예를 들면, 수능 절대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혹은 학교 내신평가의 경우 상대평가가 타당한가 또는 현재 대학입시의 수시모집으로 인한 2학기 이후 고3 교실의 붕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학생부종합전형의 합격과 불합격에 대한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오해를 해소하기 위한 보완책은 어떤 것이 있을까 등등.

이렇듯 코앞에 닥친 ‘진학’ 문제에만 매달리게 만드는 입시경쟁은 정작 우리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게 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살아낼 자생력의 원동력, 바로 ‘꿈’이다. 치열한 입시경쟁 너머 갑갑한 취업경쟁까지 내다봐야 하는 아이들은 현실의 벽 앞에서 꿈조차 꾸지 못한다. 과연 우리 학생들이 자유롭게 ‘꿈’을 꾸고, 그 꿈을 위해 ‘진로’를 고민하고, 그 진로를 위해 ‘진학’을 준비하는 시대는 언제쯤 오게 될까. 그것이 오늘날 우리 기성세대들에게 남겨진 가장 큰 숙제일지도 모른다.

더 이상 미뤄둬선 안 된다. 이제 집단지성의 힘을 발휘해 대한민국의 터닝포인트가 될 논의를 펼쳐가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 학생들이 과열된 입시 경쟁에서 벗어나 자신의 꿈과 적성에 맞게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만 한다. 우리 학생들이 ‘Fast Follower’(빠른 추종자)가 아닌 ‘First Mover’(선도자)로서 자신의 몫을 다해낼 수 있는 교육환경과 입시제도의 변화만이 다가올 4차 산업혁명의 미래를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도규태 경북대사대부고 진로진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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