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세상] 사회혁신과 대학의 리빙랩

  • 인터넷뉴스팀
  • |
  • 입력 2017-12-15   |  발행일 2017-12-15 제22면   |  수정 2017-12-15
일상생활의 실험실 리빙랩
새로운 과학기술 패러다임
대학 테스트베드 역할 확대
학내 협력적 거버넌스 구축
지역과 협력체계 형성 필요
[경제와 세상] 사회혁신과 대학의 리빙랩
박상우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사회혁신은 보건·복지·의료·교육·위생·환경·안전분야 등에서 ‘사회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구현하는 활동’으로서 사회적 영역에서 기존의 방식과 기술을 변화시키는 ‘혁신’ 활동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회혁신의 주체로는 시민사회조직, 공공부문, 그리고 대학과 연구소 등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아울러 사회혁신을 주도하는 방법으로는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는 것, 인공지능(AI)·빅데이터기술을 활용하는 것, 마지막으로 사용주도의 혁신 플랫폼인 리빙랩(Living Lab)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사회혁신은 “혁신가, 이용자, 그리고 공동체가 광범위한 사회적 요구에 대한 지식과 해결책을 함께 창출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협력하는 사회적·협업적 혁신의 유형”이라고 정의할 수 있으며 유럽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사회혁신은 도시에너지 및 대기질 관리, 교통사고 예방 및 교통혼잡 수요예측, 폐기물처리 및 쓰레기 수거, 범죄예방 및 시민안전 등 다방면에 걸쳐 활용되고 있다. 리빙랩이란 ‘일상생활의 실험실’이란 뜻으로 사용자 주도형 혁신 플랫폼, 공공·민간·시민의 협력체계, 과학·사회·현장의 통합모델을 시도하는 과학기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사회혁신의 과정에서 혁신의 주체 중 하나인 대학은 자기의 역할을 다하고 있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대학은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인적자원과 물적자원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의 대학은 대학 자체만의 성장이 아닌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보다 많은 학교 시설을 개방하고, 행사 및 축제에 지역주민을 초대하는 등의 전략을 통하여 지역사회와 대학 모두가 공생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21세기 대학은 도시 내의 섬이 되어서는 안되며, 현시대의 지식은 학생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열려있어야 한다.

최근 국내외에서는 대학의 미션·역할 전환과 새로운 혁신모델로서 리빙랩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국제 연구형 대학 연합(International Alliance of Research Universities) 2014년 보고서에서 대학 리빙랩의 지속가능성 해결방안을 캠퍼스에서 테스트, 대학의 모든 이해관계자가 이론을 실행해보면서 응용연구와 교육을 발전시키는 것, 다양한 분야의 연구협력으로 자연스러운 학습을 통해 균형 잡힌 교육경험을 가능케 하는 것, 환경적 지속가능성에 대한 일방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사회적·경제적 차원으로의 확장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정의에 가장 부합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대학으로 코넬대, 에든버러대, 맨체스터대의 리빙랩을 들 수 있다. 선진국의 대학사례를 볼 때 대학의 리빙랩을 통한 사회혁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새로운 몇가지 사항을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첫째, 사회·기술시스템의 전환 주체이자 테스트베드로서의 대학 캠퍼스 역할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소규모 실험과 점진적인 확대를 위해 대학 경영진, 교수·학생, 교직원의 협력 강화와 더불어 대학운영의 민주성, 투명성, 상호신뢰 구축을 위한 협력적 거버넌스 체계 구축이 요구된다. 셋째, 지역수요 조사 및 지역문제 해결형 기술개발과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기 위한 지역과의 네트워크 및 협력 체계 구축이 있어야 한다.

국내에서 지역사회의 혁신과 재생, 그리고 캠퍼스의 동반성장에 대한 인식이 등장한 것은 2000년대 중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대학은 ‘대학 담장 허물기 사업’ 등을 펼치며 지역사회와 경계가 없는 대학을 만들고자 노력하기도 하였지만 아직까지 대학과 지역사회의 상생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지역사회의 혁신과 지역민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지역 대학들이 지역사회에 어떻게 다가갈 수 있는지를 대학 스스로 고민해야 할 때다.박상우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