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자는 왜 역사교과서를 고치려하나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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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1-20   |  발행일 2018-01-20 제16면   |  수정 2018-01-20
권력은 왜 역사를 지배하려 하는가
권력자는 왜 역사교과서를 고치려하나
윤상욱 지음/ 시공사/ 284쪽/ 1만5천원

‘권력은 달콤한 거짓과 환상 위에서 자라난다.’ 권력의 속성을 잘 드러내는 말이다. 권력자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명분에 신성을 부여하면서 국민들을 설득하고 협박했다. 하나의 가치나 이념에 묶여 있는 군중은 다루기가 쉽다. 저자는 “모든 인간이 똑같은 기억과 생각을 가진 사회는 권력자에게는 유토피아이나 국민들에게는 디스토피아이다”라고 했다. 권력자들이 종종 역사 교과서를 고치고자 하는 유혹에 빠지는 이유도 국민을 변하지 않는 지지층으로 만들어 영원한 권력을 취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외교관인 저자는 전 세계의 권력자들이 역사를 정치의 도구로 이용했던 10가지 사례를 이야기한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슬람 국가 IS의 등장, 시진핑 중국 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역사 미화 정책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벌어졌던 대한민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저자는 미국 우선주의를 외친 트럼프의 당선을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것 같은 느낌을 준다고 했다. 2017년 여름, 미국 버지니아주 백인우월주의자의 손에 쥔 나치 깃발이 반지성적인 미국의 상황을 대변해준다. ‘민주적으로 탄생한 마피아 국가’라는 헝가리의 오르반 총리는 국민에게 민족주의적 환상을 주며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피해의식이 강한 헝가리 국민의 수호자를 자처하고 있기도 하다. 부다페스트 자유광장의 상징물들이 흥미롭다.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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