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FTA후 미국산 과일 수입 140%↑…수입액 해마다 늘어나 무역적자 심화

  • 입력 2018-04-05 07:50  |  수정 2018-04-05 07:50  |  발행일 2018-04-05 제19면
■ 농촌경제硏 ‘FTA 발효 6년 보고서’
관세율 인하로 체리·오렌지 대폭 증가
추가압박 예고에도 관철 가능성 낮아
韓美 FTA후 미국산 과일 수입 140%↑…수입액 해마다 늘어나 무역적자 심화

미국이 무역장벽보고서를 통해 일부 과일 품목의 개방 압박을 예고한 가운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미국산 과일 수입액이 해마다 늘어나 무역적자가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한·미 FTA 발효 6년, 농축산물 교역 변화와 과제’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미국산 과일 총 수입액은 전년(5억5천600만달러) 대비13.5% 증가한 6억3천100만달러(6천66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2012년 한미 FTA가 발효되기 전인 2007∼2011년 평년 수입액(2억6천300만달러)과 비교하면 140.1% 급증한 규모다.

같은 기간 과일 수입량도 14만9천407t에서 지난해 24만915t으로 61.2% 늘었다. 과일과 채소 수입액을 합치면 총 6억9천800만달러로, 7억달러에 육박한다.

지난해 국산 과일·채소의 대미 수출액은 8천700만달러에 그쳤다. 전년보다는 7.8%, 발효 전 평년 수출액보다는 51% 증가한 수치이지만 수입 증가폭에는 한참 못 미친 셈이다.

지난해 과일·채소 무역적자는 5억4천400만달러로, FTA 발효 전 무역적자(2억7천만달러)의 2배 수준으로 악화했다. 품목별로 보면 과일 중에서도 미국산 체리 수입 급증이 두드러졌다. 체리 수입액은 발효 전 평년 3천만달러에서 지난해 1억4천500만달러로 무려 385.2% 증가했다. FTA 발효 이후 기존 24%였던 기본관세율이 철폐돼 무관세가 적용되면서 가격이 낮아진 점이 수입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미국산 오렌지 역시 수입액이 지난해 기준 2억900만달러로 FTA 발효 전 평년 대비 약 90.6% 늘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해 기준 체리, 오렌지 등 미국산 주요 신선과일의 수입 가격이 관세율 인하로 평균 24.2%의 가격 하락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30일 발간한 ‘2018년 국별 무역장벽 보고서’에서 미국산 과일의 한국 시장 접근이 충분하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미국무역대표부는 현재 수입이 금지된 사과와 배에 대한 시장 접근도 요청했고 이들 과일 수입 허용을 위해 계속 한국을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미 과일 무역적자 상황 등을 고려하면 미국 측이 시장 개방을 요구하더라도 관철될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국도 일각의 우려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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