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오프 여론조사 조작설…한국당 공천파동 확산일로

  • 백종현 유시용 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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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25   |  발행일 2018-04-25 제3면   |  수정 2018-04-25
“다수 책임당원 조사전화 못받아
통화 자주 끊겨 응답조차 불가”
경북 곳곳 공정성 논란 휩싸여
후보 탈락·지지자들 거센 반발
경북도당에 재심·재실시 요구
20180425
김봉재 구미시장 예비후보 지지자들이 공천 컷오프 탈락에 반발하며 24일 오후 대구 수성구 자유한국당 경북도당에 ‘자유한국당 사망’이라 쓴 관을 놓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자유한국당 공천을 둘러싼 파장이 ‘확산일로’로 치닫고 있다. 공천 및 경선 후보 탈락자들의 항의는 물론 기초단체장 경선 여론조사가 곳곳에서 불공정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김천시장 경선에서 탈락한 최대원 예비후보와 지지자 100여 명은 24일 한국당 경북도당 당사를 찾아 “여론조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조사 결과와 공천 심사 과정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최 후보는 “공천 발표 전날 밤 당협위원장으로부터 여론조사에서 이겼다는 전화를 받았고, 발표 당일 새벽에는 경북도지사 공천을 받은 이철우 의원으로부터 축하 전화까지 받았다"며 “세 살 난 어린아이도 이해할 수 없는 공천 조작극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최 후보는 경북도당이 이번 사태를 재고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와 함께 지지자들과 동반 탈당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영주지역 당원 150여 명은 “지난 22일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과정에서 수시로 전화가 끊어져 당원들이 조사에 응답조차 할 수 없었다”며 경북도당을 찾아가 항의했다.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사실을 확인하고, 26일 여론조사를 다시 하기로 했다.

지난 19∼20일 컷오프 여론조사가 실시된 구미시장 경선에서도 이양호·허복 후보가 경선 후보로 선정되자 탈락한 김봉재·김석호 후보가 “여론조사 중에 ‘조사가 마감됐다’거나 ‘조사 대상이 아니다’는 메시지가 나온 뒤 전화가 끊어지는 일이 잇따랐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양 김 후보는 한국당 경북도당에 ‘구미시장 컷오프 여론조사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서’를 전달하고 “여론 조사기관의 컷오프 자료를 모두 공개하고, 만약 불공정 사실이 확인될 경우 경선 예비후보자 4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재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또 “한국당 경북도당과 중앙당이 컷오프 여론조사를 다시 추진하지 않을 경우 흰옷을 입고 출마하겠다”면서 무소속 출마 의사도 밝힌 상태다. 김석호·김봉재 예비후보 지지자 50여 명은 24일 오후 ‘자유한국당 사망’이라는 위패와 함께 상여를 들고 자유한국당 경북도당을 찾아 거세게 항의했다.

지난 23일 한국당 영천시장 후보로 김수용 전 경북도의원이 결정되자 경쟁했던 경선후보와 지지자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정재식·하기태 후보는 24일 한국당 중앙당과 경북도당에 재심 요청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재심 요청서에서 △책임당원 전체를 대상으로 전화조사 3회를 실시한다고 했으나, 다수의 책임당원에게는 단 한 차례도 전화가 수신된 적 없고 일부 책임당원에게는 4회 이상 통화를 한 사실이 발견된 점 △국회의원 사조직 개입설 △당조직 동원설을 규명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들 후보 지지자들도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정 후보 측 영일정씨 영천화수회는 이날 종친회 긴급이사회를 개최하고 경선결과에 불복종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하 후보의 한 지지자도 이날 오후 1시부터 영천시청오거리에서 ‘자유한국당 공천진상위원회 발족’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30여 분간 1인시위를 벌였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 같은 경선 결과 불복은 지난 22일 한국당 경북도의원 공천과 관련, 한혜련 경북도의원과 김종열 전 영천시 행정자치국장의 경선 요구에도 불구하고 특정인을 단수추천한 데 대한 민심이반 조짐이 있는 가운데 영천시장 후보 경선까지 발표되면서 불 난 곳에 부채질하는 격이 됐다”고 진단했다.

한편 한혜련 도의원도 공천에 불복, 23일 경북도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한 도의원은 25일 기자회견을 갖고 무소속 출마를 밝힐 예정이다.

구미=백종현기자 baekjh@yeongnam.com
영천=유시용기자 ys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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