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최부자 종손 최염씨 ‘The 큰 바보 경주 최부자’ 출간

  • 김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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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26   |  발행일 2018-04-26 제28면   |  수정 2018-04-26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 통해 최부잣집 존경받는 이유 알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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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와 권력의 노예가 돼 꼴사나운 ‘갑질’로 사회의 기운을 혼탁하게 하는 모습들이 이어지고 있는 요즘 ‘진정한 갑’이 무엇인지를 알게 하는 이야기를 담은 책이 출간돼 눈길을 끈다.

12대 400년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경주 최부자 가문을 조명한 책 ‘The 큰 바보 경주최부자’(두두리 출판사, 320쪽)이다. 경주 최부자 종손인 최염씨(86)가 회고하고 대필전문 작가 박근영씨(54)가 집필했다.

12대 만석, 9대 진사를 거치며 나눔과 상생을 실현한 경주최부자에 대해 지금까지 알려진 피상적 사실이나 교훈들에 그치지 않고 최부잣집의 구석구석을 파헤치는 흥미롭고 깨알 같은 정보들을 실었다.

특히 최염씨가 어린 시절부터 보고 듣고 경험한 최부잣집의 내밀한 이야기가 담담하게 펼쳐진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들이 어떻게 그 시대 주변인 또는 백성들과 소통하는 도구가 되었는지 실감나게 들려준다.

“그간 저를 인터뷰하고 제 증언을 바탕으로 책을 낸 소설가, 언론인들이 10여 명이나 있습니다. 그러나 박근영 작가처럼 미주알고주알 희한한 것까지 물고 늘어진 작가는 없었지요. 덕분에 저조차도 잊고 있었던 가문의 소중한 가르침들을 이번에 모두 기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숨겨져 있던 놀라운 이야기들’이라는 부제로 출간된 이번 책은 계획된 총 3권 중 제1권으로, 최부잣집의 오래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제2권은 마지막 경주최부자로 알려진 독립운동가 겸 사회사업가 문파 최준 선생의 일대기이자 무수한 독립운동가들이 등장하는 ‘문파, 절대권력에 꺾인 의로운 불꽃’이고, 제3권은 어린 시절부터 할아버지(최준)를 모시며 최부잣집의 마지막을 정리한 최염씨를 통해 본 경주최부자의 저력과 영남대 농단의 과정 및 그 속에서 엿보이는 문파 선생의 갈등과 최염씨 자신의 처절한 경험을 증언한 ‘복마의 늪 마지막 항전’이다.

“지금까지 경주최부자를 조명한 책이 최소 20종은 됩니다. 그러나 모두 육훈 등 익히 알려진 이야기들을 다룬 것에 불과했지요. 이 책은 경주최부자가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지, 얼마나 부자였고 그래서 무엇을 먹고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집에서 살았는지, 노비는 몇 명이었고 그들과는 어떤 관계를 맺고 소통했는지, 가보에는 무엇이 있고 그게 어떤 가치가 있는지, 최부잣집을 들렀다 간 과객들은 누가 있었고 그들이 최부잣집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진사 이상 벼슬을 하지 않은 가문이 오히려 더 꿋꿋하게 양반 행세를 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무슨 나눔을 어떻게 실현했고 상생을 위한 활동은 어떤 것이 있었는지 등을 치열하게 캐냈습니다. 일상의 내용들이지만 그 속에 숨어 있는 파편들이 최부자 상생의 철학에 맞닿아 있다는 것을 알고 나면 경주최부자가 왜 존경받는지를 비로소 알게 될 것입니다.”

4년 동안 최염씨를 인터뷰하고 온갖 최부자 관련 자료를 찾아 책을 완성한 박근영 작가의 소감이다.

평생 동안의 기억을 이번 책에 모은 최염씨는 2016년 10월29일 이후 박근혜 정권에 대한 저항의 촛불이 밝혀졌을 때, 왕성하게 방송을 비롯한 언론에 출연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영남대 이사 시절 그를 둘러싼 문고리 4인방과 함께 학교에 가한 위해 등에 대해 증언하며 탄핵에 많은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책 출판기념회는 26일 오후 2시30분 서울 천도교 중앙대교당(수운회관)에서 열린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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