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업 돕는 기술연구교수 제도, 추진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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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5-17   |  발행일 2018-05-17 제31면   |  수정 2018-05-17

세계적 중소·중견기업 육성을 기치로 산업통상자원부·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15일 발표한 ‘월드클래스 300’ 기업에 대구·경북의 48개 알짜기업이 최종 선정됐다. 대구는 대표적 자동차부품 제조사인 삼보모터스·캐프·평화정공·상신브레이크·세원정공을 비롯해 대동공업·제이브이엠·원창머티리얼·티에이치엔 등 30개 업체가 명예스러운 300대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경북도 유니코 정밀화학 등 모두 18개 업체가 선정돼 탄탄한 생산 기반을 인정 받았다. 대구의 선정 업체 30개는 부산(25개)·경남(16개)·충북(13개)·충남(13개)·울산(8개)에 비해 수도권을 제외한 시·도 중에서는 가장 많은 것이다.

대구지역 업체 중 <주>에스티아이는 놀라운 성장세와 많은 신기술 특허로 이목을 끌었다. 달성군 다사읍에 본사를 두고 구미국가산단에서 광섬유 제조 설비를 생산하는 이 업체는 2015년 32억원이던 연매출을 지난해에는 477억원으로 끌어 올렸다. 이처럼 3년새 매출이 15배 가까이 폭증한 배경에는 기술개발을 위해 임직원의 30%를 연구원으로 채용하는 등 남다른 투자 마인드가 있었다. 때문에 10건이 넘는 신기술 특허를 출원할 수 있었다. 일반 영세 중소기업으로서는 이뤄내기 어려운 대단한 성과다. 중소기업들은 기술·품질·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연구·개발 인력 확보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지만 결코 쉽지 않은 게 현장의 실정이다.

이 대목에서 경북대가 최근 대구시에 추진을 제안한 ‘핀-포인트 기술연구교수’ 제도는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이 제도는 대구경북지역 대학 소속 연구교수들이 지자체 또는 국가의 인건비 지원을 받으면서 지역기업을 위해 맞춤형 연구개발 활동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대학의 고급 우수 연구개발 인력을 지역 중소기업들이 재정부담 없이 맞춤형으로 활용한다면 기업 생산성 증가 및 활로 개척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더구나 대구경북의 기업들은 자체 연구인력을 보유하지 못한 중소기업이 대다수임을 감안하면 이 혁신적인 제도의 필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다만 연구인력에 대한 인건비 등 제도 가동을 위한 만만찮은 재정 마련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하지만 지자체와 정부 등 관련 기관이 머리를 맞대면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인 강소기업을 지역에서 육성하자는 경북대의 이 제안은 훌륭한 산·학·관 협력 모델이 될 수 있다. 세부 실현방안 등 정책 검토를 거쳐야 하겠지만 새 성장 동력을 하루빨리 찾아내야 하는 지역 경제계로서는 미적거릴 여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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