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중앙당 해체”선언에 “월권·독단” 거센 역풍

  • 권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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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19   |  발행일 2018-06-19 제4면   |  수정 2018-06-19
한국당‘黨쇄신안’난항
金‘黨名개정’‘구태청산TF’언급
심재철 “헛다리 짚기에 한숨만”
재선모임 “당원들 의사 물어봐야”
비대위 구성까지 순항할 지 불안감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8일 당 혁신 방안으로 ‘중앙당 해체’ ‘당명 개정’ 카드를 꺼냈다가 역풍을 맞고 있다. 당내 일각에서 ‘월권’이란 지적이 제기되는 등 괜한 분란을 자초해 당초 목표인 비대위 구성까지 순항할지 불안감을 던지고 있다.

김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당은 오늘부터 중앙당 해체를 선언하고 지금부터 곧바로 해체 작업에 돌입하겠다”면서 “제가 직접 중앙당 청산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중앙당 조직을 원내중심정당으로 집중하고 슬림화해 간결한 의사결정구조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혁신비대위 위원장으로 외부인사를 영입한 뒤 당쇄신 작업과 인적청산을 위해 전권을 부여하는 동시에 현역의원의 기득권과 계파는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중앙당 해체 발언은 당을 완전히 해체한다는 게 아니라 기획과 조직 정도만 남겨둔 채 현재의 10분의 1 정도로 슬림화하겠다는 것이라고 김 권한대행이 설명했다. 하지만 ‘해체’란 단어의 민감성 때문에 당내 파장은 만만찮다.

더욱이 김 권한대행은 ‘당명 개정’ ‘구태청산 태스크포스(TF) 가동’까지 피력하고 나서자, 당내에선 ‘김성태 독단’ ‘월권’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심재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대책을 원내정당, 당 슬림화에서 찾고 있는데 우리 당이 원내정당이 아니어서, 덩치가 커서 패배했다는 것이냐”면서 “반성을 제대로 해도 모자랄 판에 엉뚱한 헛다리 짚기나 하고 있으니 한숨밖에 안 나온다”고 비판했다.

김명연 의원은 이날 재선의원 모임에서 “당 해체는 당원의 뜻을 물어봐야 한다. 당원 뜻을 물어보지 않고 주인인 것처럼 하면 국민에게 질타 받는다”고 반기를 들었다. 재선의원 모임 좌장 격인 박덕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중앙당 해체 선언을) 의원들과 상의 없이 한 것과 관련해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당내에선 김 권한대행이 소속 의원들로부터 위임받지 않은 ‘월권’을 시도했다는 게 중론이다. 그의 역할은 비대위 체제로 넘어가기 전까지 최소한에 그쳐야 하고, 비대위원장이 당 혁신 작업을 주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향후 혁신비대위원장으로 누가 영입될 것인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구권의 한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 직전에 다 죽어가던 민주당이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영입한 덕분에 살아났듯이 우리당도 그에 버금하는 인사를 모셔와야 한다”고 말했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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