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미진단 BMW 운행중지 검토”…차주 ‘발동동’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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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10 07:19  |  수정 2018-08-10 07:19  |  발행일 2018-08-10 제2면
‘북새통’공식AS센터는 업무마비
중고차 시장 쏟아진 매물에‘찬밥’
“문제없다” 진단 車 화재 발생 여파
“못 미더워” 사설 정비업체 점검도

정부가 BMW 화재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차량에 대해 운행 중지 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히면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넘쳐나는 고객들로 BMW 서비스센터의 업무는 거의 마비됐고 답답한 고객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사설 서비스센터로 몰리고 있다. 중고차 시장에는 BMW 매물이 쏟아지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차를 운행할 수도, 팔 수도 없는 상황이 된 소비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8일 긴급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 안전을 위해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차량과 안전진단 결과 위험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 차량에 대해 운행중지 명령을 발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운행중지 명령은 정부가 아니라 지방자치단체가 내리게 된다. 시장·군수·구청장이 안전운행에 지장이 있다고 인정된 차량에 대해 정비를 지시하면서 운행중지를 명령할 수 있다.

국토부는 긴급 안전진단이 14일까지 진행되는 만큼 지자체는 14일 이후부터 아직 안전진단을 받지 않았거나 안전진단 결과 화재 위험이 있다고 판명됐지만 부품을 교체하지 못한 BMW 차량 소유자들에게 정비명령을 내리게 된다. 지자체의 정비명령은 어느 시점까지 차량을 정비하게 하면서 그때까지 운행을 정지시키는 방식이다.

하지만 안전점검을 받으려는 BMW 차량 소유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공식 서비스센터는 포화상태다.

BMW 차주 김모씨(42)는 “리콜센터를 통해 전화로 점검 예약을 하려고 해도 전화 연결 자체가 되지 않았다. 곧바로 서비스센터로 가니 예약이 안돼 있으면 점검이 안된다고 하더라”면서 “하루 종일 전화기만 붙들고 있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운행중지까지 내려지면 당장 대체할 차량은 누가 구해주느냐”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답답한 소비자들은 사설 BMW 정비업체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안전점검을 받은 차량에서까지 화재가 발생하면서 불안한 마음에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점검을 받은 후 이곳을 다시 찾는 이들도 적지 않다.

BMW 사설 정비업체 한 관계자는 “공식 서비스센터 점검에서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그럼에도 불이 나는 사고가 생기자 공식 서비스센터의 점검이 진짜 문제가 없는지 재차 확인하는 것”이라면서 “이전에는 공식 서비스센터가 비싸서 이곳을 찾았다면 이제는 못 믿어서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고차 시장에도 BMW는 찬밥 신세다. 중고 매물로 내놓으려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지만, 중고차 상사에서도 이를 매입하지 않고 있어 팔고 싶어도 팔 수조차 없는 상황이다.

대구 서구의 중고차 상사 한 관계자는 “팔겠다고 문의하는 사람은 두 배 이상 늘어났는데 이를 매입해주는 상사는 거의 없다. 중고차 시세는 당장 크게 빠지진 않았지만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면 한순간에 급락할 것”이라면서 “현재 BMW는 사지도 팔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토부 등에 따르면 불에 탄 BMW 차량은 36대로 이달 들어서만 8대가 불탔다. 이 중 리콜 대상이 아닌 차량은 9대이고 528i, 428i, 미니쿠퍼 5도어, 740i, 745i 등 가솔린 차량도 5대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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