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6개월 이내 핵 70% 폐기 제안…北 수차례 거절”

  • 입력 2018-08-10 07:43  |  수정 2018-08-10 07:43  |  발행일 2018-08-10 제10면
■ 美 인터넷매체 ‘복스’ 보도
핵 美 또는 제3국 이양 내밀어
폼페이오 요청에 김영철 거절
북 ‘종전선언 먼저’ 요구한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북한에 ‘6~8개월 내 핵탄두의 60~70% 폐기’를 골자로 한 비핵화 시간표를 제안했으나, 북한이 이를 수락하지 않고 있다고 미 인터넷매체 ‘복스’가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미측이 제시한 비핵화 시간표는 △북한은 6~8개월 이내에 핵탄두의 60~70%를 이양하고 △미국 또는 제3국이 이를 확보해 북한으로부터 제거한다는 내용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 두 달간 여러 차례 이 같은 비핵화 로드맵을 제시하며 수용할 것을 요구했으나, 카운터파트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매번 퇴짜를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비핵화와 관련한 구체적인 수치와 시점이 포함된 미국 측의 공식 비핵화 시간표 내용이 보도된 것은 처음이어서 주목된다. 보도 내용대로라면 미국은 북한에 빠른 속도의 비핵화 이행을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보상으로 미 정부가 대북 제재 완화 또는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이외에 북한에 어떤 양보를 할지는 불투명하다고 복스는 전했다.

더 복잡한 문제는 북한이 정확하게 얼마나 많은 핵폭탄을 가졌는지를 미국에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만약 북한이 미국의 시간표에 동의해 60~70%에 달하는 무기를 넘기더라도, 과연 이 수치가 맞는지를 검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복스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단지 얼마나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지를 공식적으로 공개하게 한다는 것을 현 협상 단계에서의 주요 목표로 삼고, 북한이 핵탄두 보유량을 완전히 제출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한 관계자가 소개했다.

지난 6월 워싱턴포스트(WP) 보도를 보면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은 65개 내외로 추산되지만, 미 정보당국은 김정은 정권이 보유 핵무기 숫자를 숨기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소식통들은 폼페이오 장관이 수 차례 거절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요구를 반복하자, 북측이 이를 불쾌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에 대한 북한의 실망감이 커지는 것도 이처럼 미국의 입장이 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복스는 분석했다. 지난 5월 방미한 김영철 부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과의 회담을 2시간 일찍 끝낸 것을 그 사례로 들기도 했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달 3차 평양 방문에서 1, 2차 방문 때와 달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면담하지 못하고, 김영철 부위원장과의 고위급회담 이후 북측에서 “강도적 요구"를 했다는 비판 성명이 나온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당초 북한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을 약속했다고 이 매체는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슈퍼매파’로 꼽히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최근 들어 연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늦어지는 북한 비핵화에 대한 실망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미국의 거듭된 압박에 북한은 비핵화 선결 조건으로 종전선언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난달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김 부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에게 “종전선언은 미국이 우리(북한)를 보통국가로 인정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면서 미국이 응하지 않으면 비핵화 조치를 추진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스티븐 멀 미 국무부 정무차관보 대행도 지난달 방미한 한국의 여야 5당 원내대표들에게 “폼페이오 장관은 핵·탄도미사일 소재지를 포함한 핵 프로그램 전체 리스트, 비핵화 시간표, 싱가포르(북·미정상회담)에서 약속한 사항의 이행 등을 요구했으나, 북한 측은 체제보장에 대한 신뢰할 만한 조치가 있어야 하며 그것이 선행돼야만 답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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