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야구전도사’ 이만수 “승리 아닌 꿈 바꾸는 게 목표”

  • 입력 2018-08-21 00:00  |  수정 2018-08-21

이만수 전 SK 와이번스 감독은 2014년 12월 라오스에 야구 전파를 시작하며 “라오스 야구 대표팀이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않을까. 그 모습을 보면 정말 눈물을 흘릴 것 같다”고 했다. 3년8개월이 지났다. 2018년 8월19일 라오스 야구 대표 선수들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종목을 치르고자 만든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을 찾았다.

‘견학생’이 아닌, 아시안게임 대표 선수 자격으로 GBK 야구장을 찾은 이들은 그라운드를 누비며 몸을 풀었다. 이 장면을 이만수 전 감독이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봤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이 전 감독의 직함은 라오스 야구협회 부회장 겸 야구대표팀 단장이다. 이만수 부회장은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대신 더 큰 꿈을 키웠다. 그는 “이제 라오스에도 야구가 많이 알려졌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우리가 1승이라도 거두면 더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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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야구대표팀 단장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이만수 전 SK 와이번스 감독이 지난 1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 야구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직 라오스 야구協 부회장
국제대회 첫 참가한 라오스
오늘 태국·내일 스리랑카戰

“아이들이 장래희망 품고
야구선수 꿈꿔서 기쁘다”

아시안게임에 처음 참가한 라오스 야구 대표팀은 21일 태국과 역사적인 첫 경기를 치른다. 22일에는 스리랑카와 만난다. 야구 강국인 한국에 태국과 스리랑카는 매우 쉬운 상대다. 하지만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에 가입(2017년 9월)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라오스에는 무척 버거운 상대다. 이만수 부회장은 “두 경기에서 모두 패해도 실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그의 목표는 “국제대회 1승이 아닌 아이들의 꿈을 바꾸는 것”으로 더 커졌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2년 전 라오스 선수들을 데리고 한국에 온 적이 있다. 한국에 다녀간 뒤 아이들에게 물으니 정치인, 의사, 사업가가 되고 싶다고 하더라. 꿈이 없던 아이들이 구체적인 장래 희망을 품기 시작하는 게 대견하면서도 괜히 서운해서 야구 선수가 되고 싶지는 않나라고 물었더니 두 명이 한국에서 프로야구 선수가 되고 싶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이어 “아이들의 꿈이 바뀌어 가는 걸 보면서 정말 기뻤다”고 감격에 젖은 표정으로 말했다.

이만수 부회장은 더 적극적으로 라오스에 야구를 전파하고 싶어한다. 이 부회장은 “라오스에 야구를 하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늘었다. 다 받아주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야구 지도자가 부족하다. 아무리 좋은 교실을 만들어도 선생님이 없으면 활용할 수 없지 않은가”라며 지도자 부족을 호소했다. 하지만 곧 “더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밝은 미래를 그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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