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대구·경북의 청년들에게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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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2-11   |  발행일 2018-12-11 제31면   |  수정 2018-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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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표 홍성건설 대표 기술사

경북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주로 학창 시절을 보냈으며 현재 경북에 살고 있다. 직장생활은 19년 동안 대구 소재 회사에 다녔다. 지금 경영하고 있는 회사는 경북에 주 사업장을 두고 있으며, 대구에도 여러 사업장이 있다. 사업 특성상 수도권과 강원·전라·제주까지 사업장이 있지만, 출생부터 현재까지 개인이나 회사가 오롯이 대구 경북의 토박이 인간이고 회사다. 실제로 대구·경북을 떠나서 살아본 적도 없을 뿐만 아니라 지금도 타 지역에 출장을 가도 되도록 빨리 돌아오고 싶어 한다. 동대구역 이정표만 보아도 편안함을 느끼는 대구 경북 ‘촌놈’이다. 세 아이도 모두 대구 경북의 학교를 졸업하였거나 다니고 있으며, 이미 졸업한 두 아이 역시 대구 경북에 있는 직장을 다니고 있다. 가끔 수도권이나 타 지역 고객들이 본사(경산 진량)를 방문하곤 의아스럽게 보는 경우가 있다. 회사의 매출이나 외형의 크기에 비하여 본사의 위치나 규모가 기대했던 것보다 소박하기 때문이다.

대구 경북은 경제적인 부분에서 다른 도시에 비하여 많이 뒤처져 있고 그 처짐의 차이는 점점 커져 가고 있다. 이는 각종 경제지표에서도 나타나지만, 만나는 대구 경북 경제인들이 하나같이 느끼고 말하는 상황이다. 또 그러한 상황이 개선될 여지조차 잘 보이지 않는다. 대한민국을 선도하던 대구·경북이 왜 이렇게 처져가는 꼬리의 신세가 되었는가. 여기에는 여러 상황과 문제점이 있겠지만 기술인 출신 기업가인 나의 상식으로는 명쾌하게 답을 하지 못한다.

다만 우리의 청년들에게 평소의 바람을 이야기하고 싶다. 그 옛날 우리의 부모 세대, 그 이전부터 ‘말은 제주로, 사람은 서울로’라는 말을 들었다. 여기서 말은 잘난 말이나 가능성 있는 말이며, 사람도 능력이 뛰어나거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고 싶은 사람을 말한다. 어쨌든 우리 세대 이전부터 지금까지 지방에 사는 부모들은 뛰어난 자식은 서울로, 외국으로 보내는 것이 부모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다. 나아가 그것이 부모의 자랑이며 긍지로까지 느끼는 것 같다. 심지어 조금 부족하여도 서울이나 외국으로 나가야만 제대로 인재가 된다고 생각하는 부모도 있다. 이것이 인지상정이며 대한민국의 부모라면 거의 동의한다고 여겨진다.

그런데 서울이나 외국으로 나간 청년 대부분은 우리에게 돌아오지 않았고, 그들의 성공은 그 지역의 발전에 도우미였으며, 우리와는 일 년에 몇 번만 보는 혈연과 지연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이러한 상황은 세대를 넘어 지금도 이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국지적인 면에서 보면 지방은 수도권의 인재 양성 및 보급소가 된 셈이다. 물론 우수한 인재라고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일에 사람보다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또한 우리나라의 다른 지방은 물론이고, 다른 나라에서도 이러한 상황과 문제점은 있을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 지방을 활성화시키기 위하여 여러 가지 정책을 하고 있다. 거기에 맞추어 우리들도 우리의 지역을 위하여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성적이 우수하다고 꼭 서울로, 외국으로 대학을 진학해야 한다는 생각을 바꾸어 주었으면 좋겠지만, 부득이 가더라도 졸업 후에는 다시 돌아오는 청년이 많았으면 한다. 서울에 산다고 모두 부유하고 풍족한 것은 아니다. 우리의 지역에서 제대로 능력과 소질을 계발하며, 또한 사랑하는 가족과도 함께 한다면 서울에 비하여 다소 부족함이 있다 한들 그 역시 자랑스러움이라고 생각한다. ‘입신양명(立身揚名)’은 이제 서울에서, 외국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우리 대구 경북에서도 가능하며, 그 가치는 더욱 크고 빛난다. 정홍표 홍성건설 대표 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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