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평생학습사회와 대학의 평생교육체제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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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3-21 00:00  |  수정 2019-03-21
20190321

2016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언급되기 시작한 4차산업혁명 시대는 산업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 곳곳에서 삶의 양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드론, 자율주행 등은 산업계와 의료계 그리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폰 안의 각종 앱(APP) 등을 통해 실생활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그리고 3D 프린터 등은 인간의 현실과 현상에 대한 인식적 이해의 차원을 바꾸어 내고 있다. 다보스포럼에 따르면 2020년까지 710만개 직종이 사라지고 200만여 개의 직종이 새로 생길 것이라고 한다.
 

한국의 경우, 기술적으로는 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함께 사회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의 속도와 평균수명의 연장을 가져온 국가가 되었다. 여기에 더하여 출산율 감소로 인한 학령기 아동의 급격한 감소는 초중등 학급에서 가히 드라마틱하게 학생자원의 소멸을 가져 오고 있다.
 

올해 대학을 지원하는 학생 수는 작년에 비해 약 6만 명 정도 감소한다. 내년에는 11만3천명의 입학 자원의 감소가 예정되어 있다. 이는 그대로 대학 입시에 영향을 주어 수치상으로 1천500명 정도의 입학정원을 갖는 중급 규모 대학 75개가 없어질 정도의 감소폭이다. 학과를 만들어 놓고 학생이 오기만을 기다리던 전통적인 방식은 이제 더 이상 의미가 없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마주하고 있는 대학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근본적인 해석이 다시금 필요한 시점이다.
 

전통적 직업의 소멸과 새로운 직업의 발생, 평균수명의 연장, 학령기 아동의 감소 등에서 대학은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신기술 교육, 직장인의 재교육과 전환교육, 성인교육, 노인교육 등에서 새로운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평생교육의 필요성이 사회 전 영역에서 커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대학은 지역사회와 산업계 그리고 개인의 평생학습 수요를 교육과 실천을 통해 적극 반영함으로서 평생학습사회로의 발전을  주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필자는 이미 평생학습사회의 도래와 대학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십여 년 전부터  해오고 있다. 5년 전 부터는 성인과 직장인의 학위과정과 대학교육에 대한 수요증가에 대응해 다문화복지 한국어과 등 계약학과를 설치하여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작년에는 교육부에서 지원하는 평생교육체제지원사업에 선정되어 평생교육융합학과를 설치하였다. 선취업 후학습 제도중 하나인 이 학위과정에 올 해 성인학습자 및 재직자 정원 25명이 전원 등록하여 대학생활을 시작하였다. 평균 40~50대가 주축인 학생들은 뒤늦은 대학생활임에도 배움의 열정이 대단하여 주말 강의실은 매 시간마다 뜨거운 열기로 가득하다. 필자는 기회가 될 때마다 성인 대학생들과 만남을 가져왔다. 그 때 마다 그들을 통해 학업의 기회를 갖게 된 것에 대한 소회들을 감명 깊게 접할 수 있었다.
 

시대의 변화는 따라가기 힘들만큼 빠르게 삶의 스타일을 바꾸고 있다. 대학의 기능도 다양한 형태로 분화되어 전문화되고 있다. 국제화, 산학협력, 평생교육, 대학혁신, 창의융합 등이 오늘날 대학을 지배하는 키워드가 되고 있다.
 

평생교육은 이제 대학의 중요한 성장동력으로 발전하고 있다. 성인학습자와 재직자를 위한 유연한 학사제도와 성인학습자 친화형 교수방법 개발 그리고 학습경험인정제(RPL), 집중이수제, 다학기제 등은 평생교육체제의 핵심 요소들이다. 평생학습자들이 직장과 대학을 병행할 수 있는 대학 체제의 구축이 요구되고 있다. 대학은 이제 모든 이를 위한 학습의 장으로 거듭나야 된다.

변 창 훈<대구한의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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