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온 예방시설 갖춰도 물고기 ‘고수온폐사’

  •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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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8-19 07:25  |  수정 2019-08-19 07:25  |  발행일 2019-08-19 제9면
최근 포항지역 양식장 4곳 피해
3곳엔 수온유지시설 설치 불구
나흘간 총 2만4천여마리 떼죽음
국립수산과학원서 원인 조사 중
고수온 예방시설 갖춰도 물고기 ‘고수온폐사’
포항지역 한 육상 양식장 수조에서 물고기가 집단 폐사해 관계자들이 조치를 취하고 있다. 포항에서는 지난 15일 이후 양식장 4곳에서 2만4천여 마리의 물고기가 폐사했다. <포항시 제공>

[포항] 동해안 일원에 고수온 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포항 양식장의 물고기 떼죽음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18일 포항시에 따르면 이날 하루에만(오후 1시 현재) 포항 양식장 3곳에서 넙치(1천889마리)·강도다리(2천384마리) 등 물고기 4천273마리가 폐사했다. 이로써 지난 15일부터 포항 양식장 4곳에서 폐사한 물고기는 2만4천480여마리로 늘어났다. 날짜별로 보면 15일 4천500마리, 16일 7천635마리, 17일 8천543마리, 18일(오후 1시 현재) 4천273마리로 증가세에 있다.

18일 물고기 폐사를 신고한 3곳 양식장은 앞서 피해를 본 곳이다. 특히 이들 양식장은 바닷물 고수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대화 시설인 ‘저층해 수취수 라인’을 설치했음에도 이 같은 피해가 발생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피해 양식장은 현대화 시설을 설치한 곳으로 평상시 수온이 저층 수온(16~17℃)을 유지했다. 그러나 최근 발생한 태풍 크로사로 인해 고온의 표층수(28℃)와 섞이면서 수온이 급격히 상승해 물고기가 폐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정확한 원인은 국립수산과학원이 정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포항 남부해역 수온이 28℃를 웃돌면서 국립수산과학원은 포항 양포·구룡포와 경주 월성에 ‘고수온 주의보’를 내렸다. 포항시는 고수온에 대비해 1억5천200만원을 들여 액화산소 200t, 순환펌프 321대, 얼음 5천334각(1각 135㎏)을 지원했다. 또 수산재해 예방·방제비 1억2천300만원으로 얼음과 액화산소 등을 추가로 지원해 피해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항 양식장은 62곳(43㏊)으로 넙치·볼락 등 어패류 983만여 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고수온·적조 등 수산재해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피해가 발생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양식 어민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필요한 행정적 조치를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포항 양식장 32곳에서 어류 63만6천마리(5억1천400만원)가 폐사하는 등 경북 동해안에서 고수온 현상으로 양식장 43곳의 어류 80만5천여마리가 폐사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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