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 작품에 숨은 억압된 性심리, 프로이트가 분석하다

  • 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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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8-24 |   |  발행일 2019-08-24 제16면   |  수정 2019-08-24
레오나르도 다 빈치
사생아로 어머니 품에서 성장한 다빈치
어린시절 깨우친 성적욕구와 관찰충동
억압-고착-승화작용 통해 예술로 표출
‘모나리자’‘성 안나…’등 걸작 탄생시켜
천재 정신분석학자가 깊숙이 들여다본
‘전인적 인간’의 유년기와 그의 특별한 재능
다빈치 작품에 숨은 억압된 性심리, 프로이트가 분석하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신체적으로 탄생과 삶·죽음의 분야에서 인간일 뿐 그가 이루어낸 업적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분명 인간 이상의 단계에 있다. 흔히 요즘 축구마니아들이 메시와 호날두를 부르는 단어인 ‘신계’에 속하는 것이 분명하다.

그의 이름 레오나르도 다 빈치 앞에 붙는 수식어들을 보더라도 그는 ‘인간계’를 뛰어 넘는다. ‘최후의 만찬’과 ‘모나리자’를 그린 화가, ‘인체비례도’를 비롯해 다양한 해부그림을 남긴 해부학자, 라이트 형제보다 수백 년을 앞서 비행기를 생각한 발명가이며 여기에 더해 조각가·건축가·기술자·식물학자·도시계획가·천문학자·지리학자·음악가였다. 더 위대한 것은 이들 각 분야가 그저 스쳐지나가는 습작 정도가 아니라 걸출한 업적을 남겼다는 점이다.

역사가 헬렌 가드너가 “그의 정신과 개성은 우리에게 진정한 초월적 천재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다”고 이야기한 것이 바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사람이 아니에요”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과연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신인가, 인간인가.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전인적 인간’이라는 명쾌한 명칭으로 집약되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세상을 떠난 지 올해가 500년이 된다.

500년간 지지 않는 태양처럼 인류 역사에 빛나는 그의 걸작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또 다른 천재인 오스트리아의 신경학자이자 정신분석학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짚어봤다.

다빈치 작품에 숨은 억압된 性심리, 프로이트가 분석하다
지그문트 프로이트 지음/ 김대웅 옮김/ 아름다운날/ 248쪽/ 1만3천원

프로이트의 전문분야는 정신분석학이지만, ‘성 이론에 대한 3가지 기고’를 출간하면서 성과학(性科學)의 선구자로 등장한다. 그는 성욕의 개념을 관습적인 영역을 넘어서 어린 시절부터 계속되는 성애적인 충동을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확장시켰으며, 성욕을 인간 행동의 많은 부분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라고 결론내렸다. 이 두 가지 관점에서 프로이트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도 살펴보았다. 그의 어린 시절 성심리가 어떻게 인간의 한계를 뛰어 넘는 작품을 탄생시켰는지 연결시킨 것이다.

다 빈치는 1452년 이탈리아 피렌체 서쪽의 작은 마을 빈치에서 사생아로 태어났다. 아버지 피에로 다 빈치는 피렌체에서 일하던 중 부친을 만나러 빈치로 내려왔다가 가난한 농부의 딸 카테리나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이들의 사랑을 반대한 부친의 명을 거스르지 못한 피에로는 부친이 정해준 다른 여자와 정식으로 결혼한다. 그러나 이미 카테리나는 피에로의 아이인 레오나르도를 임신한 상태였다.

카테리나도 출산 후 그 지역 출신의 공예가와 결혼했다. 레오나르도는 아버지를 따라 피렌체로 옮겨가기 전 다섯 살 때까지 친모인 카테리나와 함께 생활한다. 프로이트는 이 시기의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 주목했다. 다섯 살 때까지 아버지 영향을 받지 못한 그는 유일한 위안이던 어머니 품에서 성장해야 했다.

레오나르도의 어린 시절과 그의 천재적인 재능 사이의 관계를 정신병리학적 차원에서 재구성했다. 유년기부터 깨우친 관찰 충동에 힘입은 특별한 재능 덕분에 세기적 예술가로 거듭날 수 있었는데, 그에게 예술 작품은 성적 욕구의 배출구이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성적으로 조숙해진 레오나르도는 유년기 성적 활동의 단계로 접어들었을 때 성적 탐구가 매우 강렬했으며 이런 강렬함은 관찰하고 질문하는 것으로 표출되고 예술로 연결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때로는 성적 욕구가 억압되면서 동성애적인 태도를 취하기도 하고 소년들에 대한 이상적 사랑의 형태를 나타내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억압과 고착, 승화는 성적 충동이 레오나르도의 정신생활에 끼친 영향에서 각기 나름의 역할을 했다.

이 책은 레오나르드 다 빈치의 어린 시절 성심리학의 비밀이 ‘모나리자’ ‘성 안나’처럼 수수께끼 같은 미소가 특징인 신비스러운 걸작을 탄생하게 했고, 시대를 앞서 가는 생각들을 가능하게 했다는 프로이트의 분석을 담고 있다.

전영기자 young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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