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시티 대구 10년의 이야기 .7] 대구한의대 의료원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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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0-29 08:03  |  수정 2019-10-29 08:03  |  발행일 2019-10-29 제20면
전통 한의학에 최첨단 의료기술 접목…한방의료 세계화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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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찾은 대구한의대 의료원. 한약 달이는 냄새가 먼저 환자를 맞이할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다. 병원 곳곳에서 최첨단 기계를 소개하는 안내판이 쉽게 내걸려 있었다. 그렇다고 ‘한의학’하면 떠오르는 침술, 추나요법, 도수치료 등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최첨단 의료기기들이 만들어지기 전 사람들을 치료하고 살렸던 그 경험들을 바탕으로 최근 의료기기가 분석해주는 환자의 현재 상태를 분석해 그동안의 경험상 가장 적합한 치료 방법을 찾아내주고 있었다.

◆특화된 의료기술로 한 단계 더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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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을 대표하는 한방병원인 대구한의대 의료원 한의사가 추나요법으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대구한의대 의료원 제공>

대구한의대 의료원이 가장 내세우는 특화진료 중 하나는 ‘추나요법’이다. 추나요법은 한의사의 손과 신체를 이용해 관절, 근육, 인대를 밀고(推) 당겨서(拿) 균형이 무너진 신체를 바로잡아 통증을 줄이고 관절의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수기치료법이다. 이때 추나 테이블 등 기타 보조기구를 이용해 환자의 신체 구조에 유효한 자극을 가해 인체의 구조나 기능상의 문제를 치료해주기도 한다. 연부조직(근육, 건, 인대, 근막) 질환과 기혈순환장애로 인한 척추, 관절, 구조의 불균형, 기능의 장애, 각종 관절의 탈구 및 아탈구 상태를 치료하게 된다.

일반 한의원과 달리 대구한의대 의료원의 경우 병원 내에서 X레이 촬영 등이 가능, 정확한 진단에 따른 추나요법 적용이 가능하다. 거기다 추나요법뿐 아니라 도수치료도 가능해 두 가지를 동시에 진행할 경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도수치료를 통해 혈과 근육 등을 풀어준 뒤 추나요법을 진행할 경우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의대 병원은 도수특수치료실을 따로 운영하고 있어 기존 도수치료와 달리 전문물리치료사가 1대 1로 맞춤치료는 물론 독립된 치료실에서 40분간 전신조정을 통한 통증완화 및 자세교정을 진행한다.

특수도수치료를 담당하는 치료사들은 임상 경험이 풍부한 경력자로서 PNF(고유수용성 신경근 촉진법), MFR(근막이완요법), OMPT(정형물리치료), BOBATH(신경발달치료), 카이로프락틱(척추교정)등의 과정을 이수했다고 병원 측은 밝혔다.


1959년 설립‘제한한의원’이 모태
60년 노하우로 한의학 선도하며
‘메디시티 대구’대표기관으로 꼽혀

특화분야 추나요법·도수치료는
X레이로 더 정교하게 진료 가능
외국관광객에 인기‘안면미소침’
한의학국제화 선도하는 특수침법
복지부 외국인유치기관 등록으로
세계속의 한방의료기관 자리매김


더욱이 추나요법과 도수치료 모두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예전보다 크게 줄어든 상태다.

지난 4월8일부터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시작되면서 환자의 진료비는 1만∼3만원으로 낮아졌다. 환자는 연간 20회까지만 건강보험 혜택을 볼 수 있다.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해지면서 추나요법을 통해 치료에 나서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상희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8월 심결분까지 반영해 추나요법 급여 시작 시점부터 3개월(4~6월)간 이용도를 분석한 결과 추나요법 청구건수는 총 113만789건으로 건강보험 부담금은 총 128억8천200만원으로 나타났다. 3개월간 추나요법 시술을 받은 환자 실인원은 35만9천913명으로 평균적으로 한 달에 한 번씩 시술을 받고 있었다.

해당 환자들의 주요 질환은 △신경뿌리병증을 동반한 요추 및 기타 추간판장애 △척추협착 △요통 △요추의 염좌 및 긴장 △경추통 △신경뿌리병증을 동반한 경추간판장애 △경추의 염좌 및 긴장 △좌골신경통을 동반한 요통 △기타 명시된 추간판장애 △상세불명의 추간판장애 등의 순이었다.

◆외국인 의료관광객에게 인기 높은 침술

안면미소침도 대구한의대 의료원의 빼놓을 수 없는 특화의료기술 중 하나다. 얼굴을 동안(童顔)으로 만들어 준다는 말이 있어 △동안침 △안면미소침 △정안침 △미용침 등 다양하게 불리는 이 치료 방법은 안면근육을 섬세하고 정밀하게 자극해 피부톤 개선, 혈액순환 개선, 붓기 제거, 잔주름 개선 등의 효과를 내는 특수 침법이다.

더욱이 안면미소침은 일본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모았다.

처음 정해진 코스로 대구한의대 의료원을 찾아 안면미소침을 받았다가 이후 10명 단위로 소그룹을 만들어 재방문하는 일본인 의료관광객이 적지 않다고 의료원 측은 설명했다.

안면미소침은 아주 얇은 침을 얼굴 전체 경혈점 등에 40~50개 정도를 놓는 것이다. 이를 통한 자극으로 얼굴 내에 피부가 활기를 되찾게 되는 것으로 얼굴이 삐뚤어지거나 하는 등의 상황에서 얼굴성형을 목적으로 처음 도입됐지만 지금은 미용을 목적으로 많이 찾고 있다.

한방 난임치료도 그중 하나다. 자연 임신을 시도 중인 여성, 인공수정과 체외수정을 준비하는 여성, 인공수정과 체외수정 후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방 치료를 통해 월경과 자궁 환경을 임신을 위한 상태로 치료하는 클리닉이다. 특히 원인불명의 난임, 배란 장애에 의한 난임에 한방 치료의 효과가 높으며, 임신율을 높일 뿐만 아니라 자궁 건강을 되찾아 주도록 치료해준다.

끝으로 도침치료는 연부조직의 유착을 박리해 막힌 병소 부위를 소통시키고 통증을 제거, 기능을 회복시키는 치료 방법으로 신체를 본래의 동적 상태로 복구 시키는 치료 방법을 말한다. 경추 및 요추 추간판탈출증, 척추관 협착증, 퇴행성 관절염, 오십견과 같은 척추·관절의 연조직의 유착·연축·반흔화로 인해 생기는 난치성 통증 질환과 건초염, 수근관 증후군과 같은 신경 압박 증후군을 치료하는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의료원 측은 설명했다. 유착으로 인해 더이상 기능을 하지 못하는 근육 등을 칼처럼 생긴 침으로 잘라내는 것이어서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의료원 측은 설명했다.

대구한의대 의료원 한 관계자는 “의학계에서 한의학을 비과학적이라고 말하는 경우를 종종 듣게 되고, 일정 부분 인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기계가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치료는 사람이 하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한의학”이라고 말했다.

◆민족의료문화 세계화에 앞장서다

1959년 제한한의원을 모태로 시작한 대구한의대학교 의료원은 현재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한방병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구한의대 의료원은 지역민의 진료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교육을 위한 시설과 한의학의 기초 및 임상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와 ‘메디시티 대구’를 대표하는 의료기관으로 차별화된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구한의대 의료원은 한의학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환자 우선주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한의학의 특수한 의료시스템을 환자 중심으로 구축하기 위해 내상센터, 면역알레르기센터, 척추관절센터, 중풍센터, 한방암센터, 심신센터, 한방성형피부비만센터, 여성센터, 국제진료센터 등 전문화된 9개의 센터를 운영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이를 통해 환자들에게 맞춤형 전문 의료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하는 동시에 추나요법 건강보험 시범사업, 의·한 협진 시범사업 병원으로 지정 받는 등 내·외부적 제도 변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의학의 과학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04년 한의학산업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한방임상시험센터’를 개설, 새로운 의료산업 개발을 촉진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의약품은 물론 의료기기, 의료소모품, 각종 의료기술의 안정성 및 유효성을 평가하고 의료산업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다. 또 국제적 수준의 윤리적·과학적 체계에 근거한 임상연구를 활발히 진행해 아시아-서태평양 윤리위원회연합포럼(FERCAP)에서 국내 한방병원 최초로 생명의학연구윤리 분야 인증을 받기도 했다.

이를 통해 대구한의대 의료원은 2009년 보건복지부에 외국인환자 유치 의료기관 등록 후 전통 한의학의 가치와 과학적 혁신을 바탕으로 세계 속의 한방의료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1년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한방의료체험센터를 전국 최초로 개소, 한방의료의 문턱을 대폭 낮췄다. 2016년에는 외국인환자를 본격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외국인 전용 국제진료센터를 개소해 외국인 환자 전용 대기실, 치료실, VIP룸 등을 갖추는 등 우수 한방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러한 원스톱 인프라에다 60년간 축적된 진료 노하우 등으로 지난해 1천874명의 외국인 환자를 유치했다.

변준석 대구한의대 의료원장은 “동아시아 지역에서만 공유되던 한의학이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의학적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며 “대구한의대 의료원은 이를 기반으로 국내를 넘어 세계 속에서 경쟁력을 갖춰 메디시티대구의 위상을 드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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