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로에서] K2이전 사업, 솔직·열린 행정이 절실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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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04   |  발행일 2019-12-04 제30면   |  수정 2019-12-04
군공항 이전 최고득점 지역
유치신청권 행사 보장 없어
주민에 미리 충분히 알리고
투표해야 추후 갈등 최소화
그래야 공항이전이 연착륙
[동대구로에서] K2이전 사업, 솔직·열린 행정이 절실
최수경 사회부 차장

K2 이전 절차논의가 최종 라운드를 향하고 있다. 앞이 보이지 않던 이전사업비 산정 (1년), 최종 이전부지 선정기준 결정 (6개월)작업을 힘겹게 마무리하고, 이제 주민투표 및 유치신청만 남겨두고 있다. 50일 남짓 짧은 기간에 진행될 최종 라운드의 종착지는 주민투표가 진행될 내년 1월21일이다. 이 결과를 토대로 군위군 및 의성군 중 누가 어떻게 유치신청을 하느냐에 따라 명운이 갈린다.

일각에선 이전절차가 막바지에 왔다며 잔뜩 낙관론을 펼친다. 하지만 막판 넘어야 할 산이 험준해 보인다. 찜찜한 마음도 감출 수 없다.

주민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한 유치 신청권 행사의 가변성 때문이다. 시민참여단이 채택하고, 국방부 군공항 이전부지 선정위원회가 확정한 선정기준은 후보지별 3곳(군위 우보면·군위 소보면·의성 비안면)의 투표찬성률(50%)과 투표참여율(50%)을 각각 합산해, 최종 이전부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자연히 모두의 관심사는 주민투표에 쏠려있다. 하지만 간과하는 점이 있다. 투표점수 최고 득점지역이 유치신청권 행사로 그대로 이어진다는 아무런 보장이 없다는 것. 아직 쟁점화되진 않았지만 이전지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해 보인다.

이런 중요한 사안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정작 국방부와 4개 지자체는 일언반구도 없다. 이전 사업지와 선정기준 논의 때 그렇게 날을 세우던 모습과는 대조를 이룬다. 주민투표와 유치신청권과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애써 침묵하는 모양새다.

일면 이해가는 측면은 있다. 모처럼 조성된 안정된 협의기조에 찬물을 끼얹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군위 및 의성군민이 기피시설로 인식될 수 있는 K2를 고맙게도(?) 선호시설로 인식, 유치 경쟁에 적극 뛰어든 점도 감안했을 것이다. 양 군민들은 그간 학습효과 덕에 K2(시설비중 97.5%)가 가는 곳에 그렇게 오매불망 바라던 민항(2.5%)이 뒤따라 이전한다는 점을 알고 있는 것이다. 국방부 등은 또 한편으론 어차피 절차대로 가다보면 이 문제와 맞닥뜨릴테니 그때 가서 해결하면 된다는 생각도 하는 듯 하다.

분명한 것은 상황이 그렇게 녹록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필연적으로 불거질 일이라면 미리 관련 사항을 해당 군민들에게 충분히 알리고 그들의 선택(투표)을 기다리는 게 맞다. 그래야 추후 갈등이 최소화될 수 있고, 결과에 대한 수용성도 높아질수 있어서다. 만약 투표에서 이기고도 막판에 유치신청이 안 돼 최종 이전부지를 결정할 ‘링’에 오르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기면 뒷감당은 어려워진다.

지금이라도 국방부와 4개 지자체 실무자들은 이전 후보지가 2곳으로 압축되면서, 태생적으로 단독후보지(군위군 우보면)와 공동후보지(의성군 비안면+군위군 소보면)를 모두 갖고 있는 군위군이 유치 신청권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 또 공동후보지 유치를 갈망하는 의성군이 K2를 품에 안으려면 군위군이 같이 유치신청을 해야 된다는 점도 함께 상기시켜줄 필요가 있다. 가급적 빨리 상황을 인식하게 해서 양 군민들이 나름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게 타당할 것이다. 이것이 가공되지 않은 진정한 공론화과정이 될 수 있다. 숙의민주주의(시민참여단 결정) 형태로 골치 아픈 ‘선정기준’을 확정했다며 자화자찬할 때가 아니다.

우리말에‘빼도 박도 못한다’는 말이 있다. ‘일이 몹시 난처하게 돼 그대로 할 수도, 그만둘 수도 없다’는 사전적 의미가 있다. 우여곡절끝에 K2 이전사업을 마침내 ‘이전 프레임’에 가둬놓은 셈이다. 안주하지 말고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 국방부와 4개 지자체는 이제 좀더 솔직하게 주민들에게 다가가 양해를 구해야 한다. K2이전사업 자체가 안고 있는 무게감이 결코 가볍지가 않다. K2이전사업은 당연히 되는 방향으로 가야 하고, 이왕이면 주민갈등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책을 찾아야 한다. 조금 불편한 상황에 처하게 돼도 때론 매를 먼저 맞는 것이 후일을 위해 나쁘지 않을 수 있다. 솔직·열린 행정이 공항이전사업을 연착륙시킬 수 있다.최수경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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