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걸리더라도…” 서부정류장 택시 불법주정차‘몸살’

  • 정우태 윤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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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10   |  발행일 2019-12-10 제8면   |  수정 2019-12-10
‘정차금지’문구에도 버젓이 영업
택시기사들“대기시간 짧아 선호”
버스 설곳까지 막아 시민들 불편
장비동원 단속에도 당국 역부족

“단속 걸리더라도…” 서부정류장 택시 불법주정차‘몸살’영업용 택시들의 상습 불법 주정차로 서부정류장 인근 도로가 혼잡해지고 시민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교통대책 미흡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이 지역을 관할하는 대구 남구청은 묘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8일 오후 7시30분쯤 대구 남구 대명동 서부정류장 건너편에서 본 정류장 옆 도로. ‘빈차’라는 안내판이 켜진 영업용 택시 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이들이 차를 세운 채 승객을 기다리는 도로 바닥에는 ‘주·정차 금지’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인근 인도에는 ‘교통 불편신고 집중 단속 지역’이란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하지만 이들 영업용 택시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곳에서 만난 한 택시기사는 “서부정류장은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 반월당과 다르게 대기 시간이 짧아서 선호하는 편"이라며 “단속에 걸리더라도 손님을 한 명이라도 많이 태우는 게 낫다. 예전부터 이렇게 줄을 서서 손님을 태웠기 때문에 크게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6일 오후 4시쯤 서부정류장 앞. 도시철도 3번 출구를 나오자, 4차로 끝에 영업용 택시들이 일렬로 정차하면서 만든 행렬은 관문시장 입구를 지난 100여m 거리에 위치한 시내버스 정류장 바로 앞까지 이어졌다. 정차된 영업용 택시에 밀려 시내버스는 정류장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서 차를 세웠고, 승객들은 불편을 감수한 채 정류장에서 한참 걸어나가 버스를 타야했다. 평소 서부정류장을 이용, 본가를 왕래한다는 김정민씨(28·경남 통영)는 “택시 타는 이용객도 있지만, 시내버스 타는 사람도 많은데 피해를 주는 것 같다. 불법인 것을 알면서도 버젓이 정차 해놓은 상황도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서부정류장을 찾는 이용객은 연간 200만명에 이른다. 2017년 204만여명, 2018년 196만여명, 올해 11월까지 168만명이 서부정류장을 찾았다. 하루 운행되는 버스 노선도 50여개, 운행횟수도 358회다. 때문에 이곳에서 시민을 태우려는 영업용 택시들이 몰려들지만 제대로 된 택시 승하차 공간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 남구청이 서부정류장측과 택시승강장 설치를 놓고 수차례 얘기를 나눴지만 공간이 협소해 만들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남구청은 장비를 동원해 불법주·정차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9일 남구청에 따르면 서부정류장 앞 도로에서 불법주·정차 단속에 적발되는 차량은 하루 평균 5~7대다. 고정식 CCTV를 설치하고 이동식 단속차량을 동원하고 있다. 지난 11월 한 달 동안 벌금을 부과한 건수는 75건에 이른다. 남구청 교통과 관계자는 “꾸준히 단속은 하고 있지만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다"면서 “서부정류장 인근에서 근로 운행을 하는 택시는 이곳이 주요 거점이다. 어떤 운전기사는 6번이나 같은 장소에서 단속에 걸려 따로 주의를 주기도 했지만, 근절은 안된다”고 말했다.

서부정류장이 문을 연 1974년 당시에는 이곳이 도시 외곽지역이었지만 1990년대 이후 각종 개발로 점차 도심지역으로 편입됐다. 시외버스가 통행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1997년 이전 논의가 이뤄지기도 했지만, 부지 매입 및 개발 비용을 마련할 수 없어 무산됐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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