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도, 생존률도 낮은 췌장암....주로 복부통증, 또는 좌측 등 쪽의 통증을 호소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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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30 18:00  |  수정 2019-12-31 08:08  |  발행일 2019-12-31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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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창시자 스티브 잡스, 배우 김영애씨, 한때 세계 3대 테너라 불렸던 루치아노 파바로티. 이들의 공통점은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지난 20년간의 항암제 개발, 암 진단법의 발전과 다양한 치료법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췌장암의 생존율은 다른 암에 비해 매우 불량한 편에 속한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지난 24일 발표한 2017년 국가암등록통계 분석 결과, 암 환자가 일반인처럼 5년 이상 살 상대생존율은 70.4%로 약 10년 전보다 1.3배 올라갔다. 5년 상대생존율(이하 생존율)은 암환자 예후를 평가하는 대표적 지표로 성별과 나이가 동일한 일반인 대비 암환자의 5년 뒤 생존 비율을 뜻한다. 100%이면 일반인과 생존율이 같다는 뜻이다.


갑상선암(100.1%), 전립선암(94.1%), 유방암(93.2%)등은 생존율이 높게 나왔던 반면, 간암(35.6%), 폐암(30.2%), 담낭 및 기타담도암(28.9%)등은 낮게 나타났고, 췌장암은 12.2%로 가장 낮았다. 


췌장암의 경우 종양부위의 수술적 절제는 가장 좋은 치료지만, 진단 시점에서 수술적 치료가 가능한 환자는 전체 췌장암 환자의 약 20%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췌장암의 경우 종양 자체의 생물학적 특징과 더불어 환자가 병원을 찾을 당시 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수술적 치료를 하기 힘들 경우가 많아서라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더욱이 특별한 예방법도 없는 상황이라 두려움은 더 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췌장암은 왜 위험한가


췌장의 크기는 15㎝ 정도로, 무게는 약 100g 정도다. 각종 소화에 필요한 효소를 분비하는 역할을 한다. 하루에 1천500㏄ 정도의 효소를 생성하며 이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을 분해하는 각종 소화액을 십이지장으로 분비한다. 또 췌장은 인체 내 인슐린을 분비, 혈당을 조절하며 췌장에 이상이 발생할 경우 당뇨로 발전하게 된다. 해부학적으로 췌장은 인체 깊숙이 위치하고 중요한 복강동맥, 정맥 및 간문맥과 인접하고 있어 종양이 이들 혈관을 침범할 경우 종양 자체의 혈관으로부터 완전한 박리가 어려워 수술 자체가 불가능하다. 췌장암의 90% 이상은 췌장의 도관에서 발생한다. 


췌장암의 원인이 되는 것은 흡연, 최근 발생한 당뇨, 만성췌장염 및 유전적 요인 등이다. 흡연은 췌장암 발병 위험요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췌장암 환자의 30%가 흡연과 관련이 있고, 비흡연자보다 발병위험도가 2~5배 정도 높다. 특히 췌장암 가족력이 있는 흡연자의 경우 췌장암 위험도가 훨씬 더 높다. 


당뇨병은 췌장암과의 연관성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당뇨병 발생이 췌장암의 결과인지 아니면 췌장암으로 인해 당뇨가 발생하는지는 서로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 다만 췌장암 환자는 췌장의 인슐린 분비기능이 감소해 당뇨병 발생위험성이 높은 것은 명확한 상황이다. 최근 2~3년 이내 당뇨병이 갑자기 발생했다면 췌장암의 위험이 커 췌장에 대한 적절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전문의들은 말했다. 


만성췌장염과 췌장암의 관련성은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두 질환이 같이 생기는 경우가 많고, 영상학적으로 만성췌장염 환자에서 췌장암이 발생할 경우 감별이 쉽지 않다. 다른 암종과 마찬가지로 췌장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췌장암 발생 위험도는 그렇지 않은 가족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이런 증상때 췌장암 의심해야


췌장암의 경우 대부분 증상이 없어 조기발견이 쉽지 않지만, 모호한 복통, 황달, 체중감소와 당뇨를 보이면 췌장암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주로 복부통증, 또는 좌측 등 쪽의 통증을 호소한다. 특히 췌장 끝부분에 종양이 생기면 통증이 등쪽으로 방사되고, 암이 췌장 주변의 신경을 따라 퍼지면 복부 전체 또는 등까지 심한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1~3개월간의 모호한 복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고, 증상은 가벼운 간헐적 통증부터 지속적인 심한 증상까지 다양하다. 지속적으로 생기는 모호한 복부증상을 단순 소화 장애 또는 위염으로 생각하고 지내다가 늦게 진단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황달은 췌장암 환자의 가장 흔한 증상인 동시에 조기경보로 볼 수 있다. 췌장 위쪽에 종양이 생기면 주로 황달 증상을 보이고, 붉은색 또는 진한 갈색의 소변과 함께 전신 가려움을 호소한다. 황달이 있으면 눈 흰자위가 노랗게 변한 증상이 나타나고, 이 경우 반드시 내과의와 상담을 해야 한다.

◆췌장암의 치료


췌장암의 가장 좋은 치료는 수술적 절제다. 하지만 실제 수술이 가능한 경우는 불과 20% 정도다. 수술적 치료가 어려운 경우에는 항암 또는 방사선치료를 받게 된다. 최근에는 췌장암 치료에 많은 항암제가 개발돼 생존율 향상 및 통증 감소에 도움이 되고 있다. 항암제를 이용해 수술 전 선행 항암치료를 시행, 병변을 축소한 후 수술적 치료를 진행하거나 수술 후 미세잔존암을 제거하기 위한 술후 보조항암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 


나이가 많은 환자의 경우에는 방사선치료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상황에 따라서 방사선 치료와 항암치료를 동시에 진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수술적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곧바로 항암치료를 시작한다. 수술에 관계없이 황달이 발생한 경우 내시경을 이용해 담관 내로 스텐트 시술을 시행하거나 종양의 십이지장 침범으로 위.십이지장 폐쇄가 발생한 경우 십이지장내로 스텐트 시술을 시행한다. 또 췌장암 환자의 경우 통증 경감을 위해 내시경을 이용해 신경차단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보통 예방이 가장 좋은 치료라고 하지만, 아쉽게도 현재까지 췌장암을 예방하기 위해 권고되는 뚜렷한 예방법은 없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영남대병원 김국현 교수(소화기내과)는 “췌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과 절주는 매우 중요한 생활수칙이다. 특히 최근 발생한 당뇨, 췌장암의 가족력, 만성췌장염 또는 췌장 낭종이 발견된 경우에는 반드시 췌장전문의의 상담을 받고, 정기검진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영남대병원 소화기 내과 김국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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