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식객단이 추천하는 이집 어때!] 이색 짬뽕 전문점 '오특짬뽕'

어머니가 차려주는 밥상과 같은 정성이 담겨있어서 일까. 동네식당은 왠지 모를 푸근함이 느껴진다. 특유의 손맛과 넉넉한 인심은 덤이다.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따뜻한 한끼를 대접받을 수 있는 공간이다. 대형 음식점과 프랜차이즈의 득세에도 여전히 골목식당은 우리 곁에서 함께한다. 영남일보와 대구시 관광과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이집 어때' 마지막 8편에서는 가성비가 우수한 동네식당 2곳을 소개한다.

대표 인기 메뉴인 차돌박이짬뽕은 진득한 국물과 고소한 고기맛이 인상적이다.

낙지와 오징어, 홍합 등 각종 해산물이 다양한 식감을 선사하는 통큰 해물짬뽕.

강열한 빨간색의 비주얼과 달리 맵지 않은 중화비빔밥. 맛이 강한 김은 적당히 넣는게 좋다.

각종 채소와 해산물을 넣고 매콤한 겨자향으로 입맛을 돋우는 양장피.

크림새우는 새콤, 달콤, 고소한 맛이 조화를 이룬다.

성서국민체육센터에서 대구외국어고등학교 방향으로 향하면 대로변에 커다란 검은색 간판이 인상적인 중화요리 전문점과 만난다. 짬뽕 전문점 '오늘은 특별한 날'.

내부 모습은 여느 식당과 다를 바 없다. 4인용 테이블이 일정한 간격으로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양쪽 벽은 으레 메뉴 안내판이 자리한다.

전형적인 동네 작은 식당이다. 대표의 경력은 화려하다. 고깃집, 호프집, 일식, 양식, 한식 안해 본 외식업종이 없다. 한때는 돼지갈비 체인사업이 크게 번창해 성공가도를 달렸다. 전국에 7개 체인점을 낼 정도였다.

외식업 트렌드는 생각보다 빨리 변했고, 흥망성쇠의 주기도 짧았다.

최성 대표가 마지막 종착지로 중화요리를 선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30년 가까이 외식업에 종사하면서 중식만은 미개척지였기 때문이다. 일종의 도전이었던 셈. 이에 대해 사회 트렌드 변화로 야간에 운영하는 식당이 설 곳을 잃게 될 것을 미리 예측했다.

요리에는 일가견이 있는 그였지만 중식요리에 있어선 말그대로 초짜였다. 다른 중화요리 전문점에서 2년여간 일을 배우고서야 자신의 식당을 열 수 있었다. 하지만 채 자리를 잡기도 전 문을 닫았다. 식당에 불이나 손해를 본데다 배달원들과 갈등 문제로 사업을 접은 것이다.

시련은 있지만 실패는 없다. 그는 2016년 현 위치에서 다시 재기의 꿈을 펼친다. 초심을 잃지 않기위해 외식업에 처음 입문했을 당시 상호를 그대로 가져왔다.

또 과감히 배달 주문을 없앴다. 인건비를 줄이고 음식에 보다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최 대표의 운영 철학은 확고하다. 가격에 걸맞는 음식을 내놓은 것이다. 고객이 느낄수 있도록 재료를 아끼지 않는다. 행정안전부와 달서구가 지정하는 '착한업소'로 선정된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메뉴만 놓고 보면 '오, 특이한 식당'이다. 육개장짬뽕, 차돌박이짬뽕, 부대짬뽕, 야끼돈가스, 탕수얼큰찜 등 메뉴가 독특하다. 퓨전 중화요리 전문점 같다.

시그니처 메뉴는 차돌박이짬뽕이다. 불내음 가득 매콤한 향이 코끝을 먼저 자극한다. 제법 진득한 국물이 차돌박이의 고소한 맛과 어우러져 감칠맛을 낸다. 다른 짬뽕에 비해 매운 맛은 덜하다. 면발은 소면에 가까울 정도로 가늘다. 씹고 넘기는 과정이 짧아진다. 숙주는 아삭한 식감을 더하고, 양파는 달달함까지 선사한다. 많은 이들이 찾는 인기 메뉴의 요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통큰 해물짬뽕은 재료로 승부한다. 낙지와 홍합, 오징어가 보는 재미, 씹는 재미를 준다. 매운 맛이 강하지 않아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자극적인 맛을 즐기지 않는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또 다른 인기 메뉴인 중화비빔밥도 비주얼과 달리 맵지않다. 불향이 가득해 먹는 재미를 더한다. 냉짬뽕도 여름 별미로 고정 단골층이 있다고 한다.

크림새우는 새콤, 달콤, 고소한 맛이 조화를 이룬다. 튀김피가 두껍지 않아 베어물면 새우의 속살이 금방 드러난다. 튀긴 새우는 호불호가 없는 맛이다.

불향 가득한 중화요리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맛보고 싶다면 이곳을 방문해 보자.

달서구 선원로 61-3. 매주 화요일 휴무.

글=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