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출신 소프라노 심규연 주연...오페라 '심청' 이탈리아 초연

  • 김봉규
  • |
  • 입력 2020-01-20   |  발행일 2020-01-21 제24면   |  수정 2020-01-21
심청2
지난해 8월 이탈리아에서 초연된 오페라 '심청'의 심청 역을 맡아 열연 중인 소프라노 심규연(왼쪽). <심규연 제공>
2020012001000816900033762
2019년 8월 이탈리아에서 초연된 오페라 '심청' 포스터.
한국의 고대소설 '심청전'의 효녀 심청 이야기가 오페라로 제작돼 지난해 8월 오페라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 성황리에 공연돼 화제를 모았다. 이 오페라 '심청'의 주인공인 심청 역을 맡아 열연한 성악가는 대구 출신의 소프라노 심규연이었다.

오페라 '심청'은 이탈리아 중부에 있는 움브리아주의 치타 델라 피에베(Citta della Pieve)에서 2019년 8월 29~31일 세 차례 공연됐다. 이 초연을 시작으로 미국 필라델피아(2020년)와 한국(2021년)에서도 공연될 예정이다.

'심청'은 미국의 오페라 제작사인 '인터네셔널 오페라 씨어터 인 필라델피아 (International Opera Theater in Philadelphia)'가 기획 및 제작을 맡아 초연한 오페라이다. 필라델피아와 한국, 이탈리아의 지원을 받아 제작된 프로젝트이다.
전체적으로 심청의 이야기틀 안에서 참신한 아이디어를 추가해 등장인물을 재구성했다. 연출자(Karen Saillant)가 캐스팅 및 연출을 맡았고, 무대배경과 의상은 한국인(이미경)이 담당해 환상적인 무대를 만들었다. 작곡은 현재 이탈리아에서 각광받고 있는 작곡가(Angelo Inglese)가 맡아 오페라 탄생지인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선율과 웅장함, 그리고 한국 고유의 정서가 어우러진 음악을 선보였다. '아리랑'의 다양한 변조와 우리 국악의 리듬이 더해져 한국의 멋과 예스러움, 신명을 느끼게 한다.

심청 역을 맡은 심규연은 연출자가 음색과 연기 등 모든 면에서 심청에 어울릴만한 소프라노를 찾기 위해 2년이란 시간을 들인 끝에 발탁하게 된 주인공이다. 심봉사 역에 일본인 베이스 바리톤(Masashi Tomosugi), 용왕역에 마케도니아인 바리톤(Darko Todorovski) 등이 캐스팅되었다.

심규연은 대구 경화여고를 졸업 후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미국 뉴욕 맨해튼음대(석사)를 거쳐 보스턴 뉴잉글랜드 컨서바토리 오페라 전문연주자 과정을 졸업했다. 심규연은 2015년 미국 델라웨어 오페라단의 오페라 '라크메'에서 여주인공 라크메 역으로 데뷔, 현지 공연전문 매거진으로부터 "그녀는 단연 스타였다. 목소리는 그녀의 외모와 자세만큼이나 매우 아름답고 정교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미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2016년 12월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송년기획 오페레타 '박쥐' 공연에서 아델레 역을 맡아 호평을 받기도 했다.

심규연은 "우리에게 친숙한 심청 이야기가 오페라의 본고장인 이탈리아에서 오페라로 공연돼 참으로 감격스러웠다. 더구나 한국을 대표해 심청 역을 맡아 노래를 부르며 심청의 스트리를 표현할 수 있어 참으로 큰 영광이 아닐 수 없었다룖고 말했다. 그녀는 또한 오페라 공연과 함께 열린 한국문화페스티벌에서 한복을 입고 행진하고 한국가곡도 불러 한국의 미를 알리는데도 동참해 더욱 보람을 느꼈다고 들려줬다.

오페라 공연 후 현지의 반응도 좋았다. 심규연은 특히 이 오페라를 함께 만들었던 연출가(Karen Saillant)와 작곡가(Angelo Inglese), 지휘자(Mauro Fabbri)가 심청역을 맡은 자신에게 "네가 심청 그 자체였다. 우리의 심청이 되어줘서 진심으로 고맙다"라며 과찬을 했다고 전했다. 또 "오페라를 본 많은 관객들이 찾아와 아름답고 감동적인 이야기였다.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마음 깊은 곳에 여운이 남는 훌륭한 연기와 음악이었다고 이야기해주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유럽에서 탄생된 많은 오페라의 이야기는 대부분 남녀의 사랑을 토대로 만들어졌지만, '심청'은 부모와 자식의 사랑 그리고 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서 유럽인들에게 더욱 진한 감동을 주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룖고 말했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