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퍼 "한일 방위비 더 내야…주한·주일미군 철수검토는 전혀 없어"

  • 입력 2020-01-26 10:07
미, 증액압박 지속…"한일에 대한 의무 신성시" 안보동맹 책무도 거론
'현시점' 단서 달아 철수우려 불식…"한, 동맹기여 감사" 공동기고 후폭풍 진화도 시도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 한국의 '기여'를 평가하면서도 증액요구를 이어갔다. 일본에 대해서도 인상 압박을 가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주한미군 및 주일미군 철수 문제는 전혀 검토대상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이번 발언은 한미가 11차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 협상의 '2월 내 타결'을 목표로 막바지 협상 준비를 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내퍼 부차관보는 24일(현지시간) '미일 동맹의 지속적인 힘'을 주제로 한 언론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및 중동 지역에서 미군 철수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 '일본이나 한국, 그 외 아시아 국가들에 대해서도 적용되는 것인가'라는 기자 질문에 "아니다. 아니다. 그렇지 않다"라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이들 국가와의 조약에 따른 우리의 책무들을 매우 소중하게 여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안보 동맹 하에서 한국과 일본에 대한 우리의 의무는 신성시(sacred)되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매우 진지하게 여기는 것"이라며 "나는 매우 분명히 하겠다. 현 시점에서 일본이나 한국에서 미군을 철수시키거나 빼내는 것에 대한 어떠한 논의도 어떠한 고려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증액 압박에 거듭 나서면서도 일단 현재로서는 방위비 협상과 미군 주둔 문제를 연계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함으로써 트럼프 행정부가 미군철수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일각의 불안감과 우려에 대한 불식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신성시'라는 표현까지 쓰며 동맹을 강조한 것도 눈에 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말 주한미군 규모 유지와 관련, 그러려면 한국이 방위비를 더 공정하게 부담해야 한다고 언급하는 등 방위비 협상 과정에서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까지 열어두며 대폭 증액을 압박해왔다.


내퍼 부차관보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지난 16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 공동기고를 통해 한국의 방위비 대폭 증액을 노골적으로 요구한 데 대한 질문을 받고 "나는 그저 그것은 우리 두 나라(한미)가 협상 과정에서 어느 지점에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기 위한 우리의 방식이었다고 말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협상 이면에 있는 미국의 생각 및 노력을 설명하고 한국이 자체 방위 및 동맹에 대해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부연했다.
내퍼 부차관보는 "이 점은 분명히 하겠다. 우리는 한국이 우리의 양자 동맹을 뒷받침하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하는 것들에 대해 정말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긴 하지만,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번 내비쳤듯이 우리는 우리의 동맹들이 더 할 수 있고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부양 대상이 아닌 동맹'이라는 제목의 이번 공동기고에 대한 후폭풍 진화를 시도하면서도 증액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그는 "그리고 이것은 비단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다른 동맹들에도 적용되는 것"이라며 "나는 일본도 여기에 포함된다고 말하겠다"고 분명히 했다.


내퍼 부차관보는 '한국은 부양 대상이 아닌 동맹'이라는 공동기고문 제목과 관련, '일본에 대해서도 같은 방식으로 규정하겠는가'라는 질문에 "나는 일본이 동맹이라는 점은 매우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내 말은 일본은 분명히 미국의 부양 대상이 아니다. 내가 보기에 그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같은 날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이 주최한 세미나에 참석, 일문일답을 통해 미일 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에 대해서 뿐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도 지역과 위협, 능력에 근거하여 분담금을 조정하기 위한 책무에 부응하라는 주장에 대해 매우 분명히 해왔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방위비에 국내총생산(GDP)의 4%를 지출한다는 것과 균형을 맞추기 위한 차원이라면서 나토와 같은 나라들은 2%를 약속했지만 많은 경우에 아직도 이 수치를 맞추지 못했다고 스틸웰 차관보는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한국과 진행 중인 협상으로부터 알게 될 것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미일 간 방위비 협상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결과나 협상가들의 입장에 대해 편견을 갖지 않겠다면서도 "다시 한번 말하건대 우리는 모두 역내 안보 상황이 5년 전, 10년 전에 비해 분명히 달라졌다는 사실을 반추해야 한다"며 동맹들의 기여 능력 역시 증가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내퍼 부차관보는 한일 문제와 관련, "우리는 두 최고의 동맹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 매우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한미일간 3자, 양자 협력이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대처 등을 포함한 공통된 목표를 위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제일 가까운 두 동맹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애타는 일이지만 양국의 당국자들이 차이점에 대처하기 위해 만나서 논의하는 것은 고무적"이라며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한일 관계 구축에 대한 희망을 표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중재 하거나 어느 한쪽의 편을 들지는 않겠지만 양쪽이 진전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전적으로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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