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中 유학생 관리, 시나리오 좋으나 실행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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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15   |  발행일 2020-02-15 제23면   |  수정 2020-02-18

대구경북지역 대학들이 이달 말 대거 입국할 중국인 유학생 전원을 외부와 차단된 공간에서 2주간 격리키로 한 것은 적절한 조치다. 지금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 사태의 확산 여부를 가늠할 중요한 시점이다. 대학들이 기숙사 부족으로 이들을 원룸·오피스텔 등에 자가격리시키려던 애초 계획은 안이했던 게 사실이다. 이런 계획을 늦지 않게 수정한 것은 다행이다. 대구 7개교에 2천207명, 경북 24개 대학에 2천2명의 중국인 유학생이 재학 중이다. 대부분 이달 말쯤 한국에 들어온다. 한꺼번에 입국하면 그동안 잘 대처해오던 방역에 구멍이 뚫릴 수 있으니 보다 엄격한 조치가 필요하다.

대학이 밝힌 각종 조치는 안심할 만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을 방문하고 입국한 유학생은 기숙사에 바로 들어가야 한다. 이 곳에서 2주간 집중 보호된다. 1인 1실이 원칙이다. △가능하면 2월 말 입국 요청 △한 학기 휴학 권유 △입국 전 건강 체크(진단서 지참) △보호 기간에 학교시설 이용 금지 등 조치도 했다. 이달 말 기숙사 수용 능력이 부족할 때를 대비해 이용 가능한 지자체 시설을 미리 확보하는 일도 서둘러야 한다.

좋은 시나리오보다 얼마나 제대로 실행하느냐가 중요하다. 가장 심각한 게 학교 밖 거주자 관리다. 대구경북 중국인 유학생 100명 정도의 소재가 불분명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입국한 이들이다. 학교에 신고하면 바로 기숙사에 들어가야 하니 기피한 것이다. 이들이 거리를 활보한다면 방역망이 허물어질 수 있다. 격리시설 관리도 중요하다. 메르스 사태 때 병원이 주요 감염통로였지 않았는가. 격리시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이런 꼴이 된다. 시설 내 접촉 금지, 외출 금지, 정기 건강체크 등의 관리와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 가급적 열화상 감지 카메라도 설치해야 한다. 무엇보다 충분한 보건인력 지원이 제대로 될지 걱정이다. 모든 일을 대학에만 맡길 수 없다. 대학과 지역 병원, 보건기관, 지자체가 긴밀한 공조체계를 유지해야 한다. 특히 지자체가 직접 챙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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