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의 작은 기적] 영남일보 '2019 세대공감 공모전' 銅賞 김주선씨 수기

  • 최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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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17   |  발행일 2020-02-17 제18면   |  수정 2020-02-17
매달 '가족 칭찬일기' 작성…장점 찾으며 유대감 높여
'삶쓰기 공책' 으로 생활태도 등 반성
교실놀이로 학생들 마음의 벽 허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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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최소영기자 thdud752@yeongnam.com

2015년 우리 조카가 입학한 초등학교의 1학년들이 선생님들을 굉장히 힘들게 해서 명퇴한 선생님도 계셨고 육아휴직을 했다는 소문을 다른 학교에서부터 듣고 지내왔다. 2018년 조카가 다니는 학교로 발령을 받아 왔다. 역시나 4학년 학생들의 소문은 자자했다. 2019년 설마, 설마 내가 지금의 아이들의 담임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교내 인사발표는 났고 나는 5학년 4반의 담임이 되었다. 4년 전부터 안 좋은 소문으로 들어오던 이 아이들을 내가 잘 감당할 수 있을까? 이런 아이들과 1년을 함께해야 한다는 사실에 스트레스 받아서 잠이 오지 않고 2월 새 학기를 준비하는 동안 너무 힘이 들었다.

교직 경력 14년 차인 데다가 나름 고학년을 많이 한 교사로서 솔직히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그건 나의 교만이었다. 그래도 하나님께서 나에게 맡겨 주신 아이들이니까 남은 기간 동안 사랑으로 잘 지도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기도와 사랑과 노력 덕분인지 아이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기 시작했다. 나에게 가장 대들고 반항하던 그 유명한 아이도 이제는 학교에서 내 말을 제일 잘 듣고 대화가 잘 통하는 아이가 되었다.

지난 시간 동안 아이들을 어떻게 인성지도를 했는지 풀어보고자 한다. 첫째로 한 인성교육은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자신의 내면을 살펴보는 활동'을 하였다. 손거울을 들여다보며 자신의 특징을 찾아보고 특징이 잘 드러나도록 자화상을 그렸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평소에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던 모습을 반성하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적극적인 자세로 바꾸고 싶다고 했다. 이 활동을 통해 사람의 얼굴이 모두 다르듯, 우리는 저마다의 개성과 장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상대방을 존중할 줄 알게 되었다.

둘째 인성교육은 '생각 보따리'(삶쓰기 100자) 활동이다. 개인별로 삶쓰기 공책을 활용해 자신의 생활태도 반성이나 다짐, 자신 또는 친구의 칭찬, 내가 직접 실천한 예절 등의 내용을 쓰도록 하였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 제일 필요한 감사 3가지 쓰기 활동과 자신을 격려하는 말 한마디를 더 작성하게 하였다. 단 몇 줄이라도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써 나가면서 자기의 마음을 털어 놓을 수 있게 되었고, 자신의 행동을 글로 쓰는 과정에서 스스로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셋째 인성교육은 '사랑의 속삭임 공책 쓰기'였다. 하루에 한 번 단 한 줄이라도 친구에게 하고 싶은 말, 칭찬하는 말, 사랑한다고 하는 말을 속삭이듯 사랑의 속삭임 공책에 쓰게 하였다. 이 활동을 통해 친구들에게 사랑으로 속삭임으로 서로 간의 친밀감과 상대방을 이해하는 마음이 생기게 되었다.

넷째 인성교육은 '우리 가족 칭찬 통장' 활동이었다. 일주일의 시작을 기분 좋게 하기 위해 매주 월요일 아침 가족 칭찬하기를 실천한다. 비밀 가족 칭찬 통장을 만들어 가족을 칭찬하고 그때 칭찬받은 가족의 반응을 적는다. 가족 칭찬 일기를 한 달에 한번 쓴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사랑하는 가족 칭찬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많았지만 횟수를 더해갈수록 가족 칭찬하기를 즐거워하는 아이들이 많아졌다. 비밀 가족 칭찬 통장을 하면서 가족들에게는 비밀이라는 자체를 즐거워하며 혼자만의 선행을 한다고 생각하여 더 즐거워했다. 아이들이 가족 칭찬하기를 시작한 후 가족으로부터 자기를 칭찬하는 말을 많이 들어 행복하다는 소리를 했다.

다섯째 인성교육은 우리 반 학급목표인 '보물답게 주인답게' 활동이었다. 스트레스를 어떻게 하면 풀어줄까 고민하다가 교실놀이라는 것을 접하게 되었다. 교실 놀이를 통해서 아이들이 자신이 배워야 할 인지적·감성적 요인들을 습득하도록 했다. 모두가 참여하는 놀이, 다시 해도 재미있는 놀이, 교사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 놀이가 되도록 계획했다. 교실 놀이를 하면서 교사가 놀이를 더 즐기게 되었고 일상생활에서 즐거운 것을 수업과 관련해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도록 생각하는 기회가 많아졌다. 제일 큰 변화는 아이들이 서로 어울리면서 마음의 벽이 허물어졌다. 학기 초 바뀌지 않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나 자신을 바꿔보기로 했다. 내가 먼저 우리 반 아이들의 이름을 사랑으로 불러주고 안아주기로 결심했다. 그런 긍정적인 생각과 선생님의 바뀐 태도 때문인지 우리 반 아이들의 태도도 바뀌기 시작했다.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변해가는 우리 반 아이들을 보면서 '아! 아이들이 정말 귀엽고 예쁘고 사랑스럽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물답게, 주인답게' 인성교육으로 가꾼 행복의 사랑이 아이들의 마음속에 사랑과 바른 인성들이 잘 자랄 수 있을까? 조금은 의심스러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변화된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 우리 반 아이들에게나 교사인 나에게도 소박한 성공을 거두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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