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이상 '빵 봉사'...대구 15개 봉사단체에 어려운 이웃 간식용 빵 제공

  • 양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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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24   |  발행일 2020-03-25 제16면   |  수정 2020-03-25
(주)마들렌 최병표 본부장
마들렌4-4
지역사회 숨은 봉사자, 최병표 마들렌 본부장

프랑스의 대표적인 티 쿠키(tea cookie), 마들렌.


밀가루, 버터, 달걀, 우유를 넣고 레몬 향을 더해 가운데가 볼록 튀어나온 모양으로 구워 만든 마들렌은 식감이 부드럽고 촉촉해 아이들의 간식으로뿐만 아니라 커피와 잘 어울려 인기가 높다. 


기자가 찾은 대구시 수성구 중동의 마들렌 본점(대구 수성구 중동)은 갓 구워낸 고소한 빵 냄새와 버터 향이 군침을 돌게 했다.


매장 한쪽에 놓인 많은 표창장과 감사패에 시선이 멈추었다. 대구시장상을 비롯해 각 구의 구청장상뿐만 아니라 많은 봉사단체에서 받은 상들이 가득했다. 최병표, 최병진, 김순덕. 수상자 이름이 다양했다. 소문대로 마들렌의 가족이 지역사회의 봉사자임을 알 수 있었다. 


최병표 마들렌 본부장(46)은 "아휴, 부끄럽습니다. 이런 인터뷰도 처음이고, 제가 말주변이 워낙 없어서 쓸만한 내용도 없을 텐데요"라며 서글서글한 인상과 달리 수줍어하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최 본부장은 작은 식당을 운영하던 부모님으로부터 배운 이웃과 더불어 같이 사는 삶이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20살에 제빵을 배웠고, 5년 만에 대구 수성교 근처에 자신의 첫 번째 매장을 가지게 됐다. "빵 맛이 좋았는지 금세 입소문을 탔어요. 비결은 질 좋은 재료선택에 있었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어머니(김순덕· 73)께서는 재료가 중요하니 꼼꼼히 점검해야한다며 재료관리를 해 주고 계십니다"라고 말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아지고, 매장 수도 점점 늘어 현재 대구 시내에만 15개의 마들렌 매장이 있다. 이렇게 확장할 수 있었던 것은 친형인 최병진 대표(47)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마들렌에서 빵 봉사를 한 지는 17년이 넘었다. 일주일 내내 영남장애인협회 등 대구시의 크고 작은 15개 봉사단체에서 빵을 가져가 어려운 이웃들에게 간식으로 나눠주고 있다. 최 본부장은 "어머니께서 이웃들을 위해 의미있고 뜻깊은 일을 해야 한다고 제안하셨어요, 일부 매장에서는 마감시간이 다가오면 할인행사를 통해 빵을 싸게라도 팔려고 하는데, 우리는 그러지 말고 다음 날 아침에 빵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자 는 말씀이었지요. 여러 가지 번거로운 일이 예상되기도 했지만, 기쁜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라며 "맛있게 잘 먹었다며 마음을 담아 써 보내준 손편지를 받았을 때의 감동은 잊을 수 없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봉사를 하려고 합니다"라며 웃었다. 

글·사진=양은주 시민기자 yej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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