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경북대학교병원 '부실 식단 '사진 논란, '후원금 사용처' 논란으로 비화

  •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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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06 15:49  |  수정 2020-03-06 16:06  |  발행일 2020-03-07
■ 각 병원들은 어떻게 처리하고 있나

칠곡경북대학교병원 간호사가 올린 '부실 식단 '사진이 시민 '후원금 사용처'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기업과 유명인들의 기부가 줄을 잇고 있으나, 코로나 19 예방 최선전에 선 의료진의 식단이 엉망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후원금은 대체 어디 갔냐"는 의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

지난 2일 SNS에 "대구 모 병원 코로나 병동에서 일하는 간호사들 먹으라고 주는 도시락(?)이라고 합니다"라는 게시물이 화제가 됐다. 해당 게시물을 작성한 간호사는 컵밥, 우동, 우유가 찍힌 사진을 첨부하며 "각종 후원금과 지원금은 어디로 흘러가는 것이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의료진의 식단과 정부, 지자체 지원금의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의료진 식사는 각 병원에서 준비하고 있으며 후원금의 사용 방법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기부의 규모나 방법도 각각 달라 파악과 결정에 시간이 필요하다. 각 부서간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단, '의료용품에 사용해달라'고 별도로 요청하는 경우 방호복, 가운 등을 구매해 지원한다. 금전지원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했다.

논란의 중심이 된 칠곡경북대병원측은 "의료진 식단은 계약업체가 금액에 맞춰 준비한 메뉴고 바쁜 와중에 간편식을 선호하는 의료진도 다수 있다. 지원을 받고도 일부러 단가를 낮춰 (부실한 식사를) 제공한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정부나 지자체로부터 지원에 대해 듣거나 논의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통상 상급 종합병원에서 제공되는 의료진 식사는 조식, 중식, 석식, 야식 하루 총 4차례 제공된다. 야식은 병원 식당이 문을 닫은시간에 제공되기 때문에, 라면이나 컵밥 같은 간편식으로 대체된다. 칠곡경북대병원은 3끼 식사 외에 야간 근무자를 위한 도시락이나 샌드위치와 같은 야식을 제공하고 있다.

취재진은 지역 대형병원 의료진 식단이 어떻게 공급되는지 확인했다. 경북대병원 본원은 계약된 업체와 협의해 중식과 석식을 도시락으로 제공하고, 병원 자체적으로 준비하는 야식을 제공하고 있다. 영남대병원은 직원식당에서 조리한 음식을 그대로 도시락에 담아 병동으로 전달하고 있다. 거점병원으로 지정된 대구의료원과 대구동산병원은 감염 위험 때문에 내부 조리에 한계가 있어 외부에서 도시락을 수급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진 뒤 지급형태를 도시락으로 바꿨을 뿐 시스템 자체는 그대로 유지되는 셈이다.

각 병원들은 내부적 논의를 거쳐 후원금을 먼저 사용하고 추후에 사용내역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경북대병원 본원은 "후원금이 들어왔지만 아직 집계가 완료되지 않았고, 사용처 또한 논의 중"라고 했다. 칠곡경북대병원은 후원금을 받은 바 없으며, 시민들이 직접 보낸 간식 등은 의료진의 손이 닿는 곳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영남대병원에는 1억8천만원 상당의 후원금이 들어와 의료품을 사는 데 사용했으며, 추후 후원자에 대한 감사인사와 내역을 공개할 예정이다.

대구의료원과 대구동산병원은 대구시민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쏟아지는 후원물품과 식품은 의료진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정 장소에 비치해두고 있다. 대구동산병원은 후원금 용처에 대해 논의 중이며, 사태가 종료된 이후 투명하게 공개할지에 대해서도 결정할 계획이다. 대구의료원은 후원금을 별도로 받지 않는다.
최시웅 수습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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